개인마다 편차는 있지만 대략 만 세살 미만의 어린 아이에게 장난감을 숨기라고 말한 후에 '엄마는 너가 장난감을 어디에 숨겼는지 아니?'라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한다고 한다. 그러다가 세살 전후로부터는 자신이 장난감을 숨기면, 엄마는 그게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아이가 자신의 그것과 다른 생각 혹은 마음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타인에게 자신의 그것과 유사하지만 독립된 마음이 존재한다'는 이론을 마음이론(theory of mind)라고 한다.
나도 사람이고 너도 사람이니까, 내가 생각을 할 수 있으면 너도 생각할 수 있다, 뭐 뻔한 얘기 아니냐고? 이 지극히 당연한 듯한 논리적 귀결이 사실 그렇게 당연한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했듯이 사유를 통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자신이 지각하는 외부 세계를 해석하는 일, 특히나 그 외부 세계라는 게 '타인의 생각' 따위의 오감으로 체험 가능하지 않은 것이라면 그 존재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또 조금 바꿔서 말하면, 우리는 아직도 우리가 어떻게 어떤 개체는 사람, 어떤 개체는 말, 어떤 개체는 개 등으로 인식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사람을 보고는 즉각적으로 저 개체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이고, 그 존재는 나와 비슷한 사유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받아들인다는 건 꽤나 놀라운 일이다.
자,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보자. 내가 길을 가는데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낯선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그 낯선 사람이 씨익 웃으며 나를 지나쳐갈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사람이 왜 웃었을까?'를 의아해할 거다. '얼굴에 뭐가 묻었나? 아는 사람인데 내가 기억을 못하나? 나한테 관심있나?' 등등의 원인분석을 하게 된다. 이런 원인분석의 이면에는 타인의 행동에 어떤 의도(intent)가 있다는 판단이 숨어있다. 즉, 타자의 행위를 의식적이고 의도적 행위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의도를 읽으려 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에게 마음이론이 결여돼 있다면, 그 의도를 읽으려 하는 대신에 우연히 웃는 순간의 어떤 사람을 지나쳤다 따위의 시공간적 상황 해석만을 내리게 된다. 실제로 자폐증을 앓는 사람들의 경우 타인을 의도적 혹은 사유의 존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할 필요가 없고, 타인과 충돌없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능력, 흔히 말하는 사회성이 부족할 거고, 이런 증상이 자폐증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우리는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행동에서 그 의도를 읽으려 하고, 읽어낸다. 우리가 흔히 독심술이라고 하는 기술을 우리는 거의 누구나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마음이론이란 게 어떤 사람에게는 있다/없다로 깨끗하게 갈리는 게 아니라, 사람에 따라 갖고 있는 마음이론의 정도가 다르다. 가끔 주변의 누군가에 대해 '쟤는 왜 저러는지 정말 이해가 안 돼'라는 생각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그 사람에 대해 뒷다마를 깐 경험들, 다들 있을 거다. 상대방을 의도적 존재라고 받아들였다고 하더라도, 내가 판단할 수 있는 상대방의 '의도'라는 것은 내가 경험한 범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환경에서 어떤 행위를 했을 때, 그 행위가 똑같은 환경에서 내가 할 법한 행위(는 딱 한가지가 아닐 수 있다)의 범주를 벗어난다면 그 의도를 읽을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대부분의 겨우엔 역지사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지만, 가끔은 아무리 입장을 바꿔도 저 사람은 이해가 안 된다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이해 안 하고 넘어가도 되는 상황도 있게 마련이지만, 인간이라면 다른 인간에 대해 애정을 품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애정의 범위 또한 넓혀나가야 한다고 믿고 바란다면, 개인의 경험을 끊임없이 확장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걸 못하고 할 마음도 없다면, 종국에는 이런☟ 꼴통이 되는 거다.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28776&c_cc=AZ
@ 이쯤에서 리트머스 테스트 한가지. "조갑제가 뭐 어때서 꼴통이라는 거냐?"라며 내게 따지는 당신은 조갑제랑 똑같은 꼴통, "조갑제, 하는 짓 보면 참 딱하고 안타깝다. 나라면 안 저러겠지만, 그래도 그 냥반이 왜 저러는지는 알 것도 같다"라고 생각하시는 당신은 마음이론이 충만하여 득도의 경지에 이르신 분.
나도 사람이고 너도 사람이니까, 내가 생각을 할 수 있으면 너도 생각할 수 있다, 뭐 뻔한 얘기 아니냐고? 이 지극히 당연한 듯한 논리적 귀결이 사실 그렇게 당연한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했듯이 사유를 통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자신이 지각하는 외부 세계를 해석하는 일, 특히나 그 외부 세계라는 게 '타인의 생각' 따위의 오감으로 체험 가능하지 않은 것이라면 그 존재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기 때문이다.
또 조금 바꿔서 말하면, 우리는 아직도 우리가 어떻게 어떤 개체는 사람, 어떤 개체는 말, 어떤 개체는 개 등으로 인식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사람을 보고는 즉각적으로 저 개체는 사람이라고 받아들이고, 그 존재는 나와 비슷한 사유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고 받아들인다는 건 꽤나 놀라운 일이다.
자,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해보자. 내가 길을 가는데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낯선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그 낯선 사람이 씨익 웃으며 나를 지나쳐갈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 사람이 왜 웃었을까?'를 의아해할 거다. '얼굴에 뭐가 묻었나? 아는 사람인데 내가 기억을 못하나? 나한테 관심있나?' 등등의 원인분석을 하게 된다. 이런 원인분석의 이면에는 타인의 행동에 어떤 의도(intent)가 있다는 판단이 숨어있다. 즉, 타자의 행위를 의식적이고 의도적 행위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의도를 읽으려 하게 된다.
그런데 우리에게 마음이론이 결여돼 있다면, 그 의도를 읽으려 하는 대신에 우연히 웃는 순간의 어떤 사람을 지나쳤다 따위의 시공간적 상황 해석만을 내리게 된다. 실제로 자폐증을 앓는 사람들의 경우 타인을 의도적 혹은 사유의 존재로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할 필요가 없고, 타인과 충돌없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능력, 흔히 말하는 사회성이 부족할 거고, 이런 증상이 자폐증이라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왜 하느냐? 우리는 본능적으로 상대방의 행동에서 그 의도를 읽으려 하고, 읽어낸다. 우리가 흔히 독심술이라고 하는 기술을 우리는 거의 누구나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마음이론이란 게 어떤 사람에게는 있다/없다로 깨끗하게 갈리는 게 아니라, 사람에 따라 갖고 있는 마음이론의 정도가 다르다. 가끔 주변의 누군가에 대해 '쟤는 왜 저러는지 정말 이해가 안 돼'라는 생각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그 사람에 대해 뒷다마를 깐 경험들, 다들 있을 거다. 상대방을 의도적 존재라고 받아들였다고 하더라도, 내가 판단할 수 있는 상대방의 '의도'라는 것은 내가 경험한 범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환경에서 어떤 행위를 했을 때, 그 행위가 똑같은 환경에서 내가 할 법한 행위(는 딱 한가지가 아닐 수 있다)의 범주를 벗어난다면 그 의도를 읽을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대부분의 겨우엔 역지사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지만, 가끔은 아무리 입장을 바꿔도 저 사람은 이해가 안 된다 싶을 때가 있다. 물론 이해 안 하고 넘어가도 되는 상황도 있게 마련이지만, 인간이라면 다른 인간에 대해 애정을 품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애정의 범위 또한 넓혀나가야 한다고 믿고 바란다면, 개인의 경험을 끊임없이 확장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걸 못하고 할 마음도 없다면, 종국에는 이런☟ 꼴통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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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쯤에서 리트머스 테스트 한가지. "조갑제가 뭐 어때서 꼴통이라는 거냐?"라며 내게 따지는 당신은 조갑제랑 똑같은 꼴통, "조갑제, 하는 짓 보면 참 딱하고 안타깝다. 나라면 안 저러겠지만, 그래도 그 냥반이 왜 저러는지는 알 것도 같다"라고 생각하시는 당신은 마음이론이 충만하여 득도의 경지에 이르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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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이 얘기에 관련된 중요한 개념으로 의인화(anthropomorphism)를 들 수 있겠지.
하등 동물에 과다한 감정이입 자제효ㅋ 고작 생긴 게 비슷하고 개그 좀 한다고 해서 그게 꼭 인간이라 어찌 단정할 수 있겠는가? -ㅂ-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