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의 샌드위치라고 하면 먼저 코웃음부터 치는 사람이 제법 많을 거다. 빵에 햄이랑 채소 조금 넣으면 되는 샌드위치가샌드위치지, 세계 제일의 샌드위치는 또 뭐냐며 말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할 말은 'Al's Deli(Al's)에서 샌드위치를 안먹어봐서 그래.'
'Al's Deli에서 샌드위치 하나만 먹고 가기 위해서라도 시카고는 와볼만한 도시'라고 자신있게말할 수 있게 만드는 곳, 주인장이 미국 온 이래로 미국에서 한국에 단 한가지 수입하고 싶은 게 있으니 그게 바로 Al'sDeli라고 말 할 수 있는 곳, 아직 이곳에서 대학원을 3-4년은 족히 더 다녀야하는 지금부터 벌써 귀국하고 나면 Al'sDeli에 못 가서 어떡하나라는 걱정이 되게 만드는 곳, 그게 바로 Al's Deli.
그렇다. 믿거나 말거나샌드위치에도 품격이 있다. '빵을 썰어 그 사이에 이것저것 바르고 집어넣는다'는 요리법 자체에는 특별할 것이 그다지 없지만,바로 그 빵과 이것저것, 즉 재료의 선별과 준비가 그 품격을 결정한다. 매일 아침 배달되는 새로 구운 바게트 빵에 프랑스식그레이니 머스터드와 홈메이드 아이올리(garlic mayo라고도 하는 놈인데 마늘향이 독하지 않게 우러나오는 이 마요네즈는 진짜한번 맛 보면 죽음이다, 죽음, 너무 맛있어서)를 바르고, 역시나 당일 아침에 배달되는 싱싱한 채소--상추, 양파에 토마토는 on the side로--와 엄격한 미(味)적/질적 기준으로 고른 (스위스 또는 얄스버그) 치즈, 훈제 칠면조살 슬라이스를 넣은Al's Deli의 smoked turkey on baguet 샌드위치는 정말 먹어본 자만이 안다.
아니면 추수감사절 시즌에만 추가되는 메뉴 중 하나인 크랜베리-월넛 브레드(통밀빵(이라고 하나?)에 크랜베리위 호두 조각이 박혀 있는 빵인데, 멀쩡히앉아 있다가도 이 빵 생각만 하면 침 나온다, 아니, 질질 흐른다, 흑.)에 디존 머스타드와 아이올리, 상추, 양파, 스위스치즈와 터키, 그리고 토마토는 on the side 역시 최고의 선택이라 할 수 있겠다. 휴무인 수요일을 제외하면, 주인장이 랩에 나가는 날마다 일주일에 4-6번씩 점심을 이곳에서 먹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Al's의 두형제 주인 Bob과 John이 그들이 사용하는 빵에 대해 갖는 자부심은 대단하여 자신들이 계약을 맺고 있는 시카고에 있는 베이커리에 대한 정보는 극비 중의 극비이다. 아무리 친한 친구, 아무리 자주 찾는 단골에게도 이 베이커리 이름이 뭔지, 어디에 있는지는 절대로 알려주지 않는 철저한 미스테리인데, 심지어는 Al's를 통해서 빵을 사겠다는 사람들에게도 빵만은 따로팔지않는다.
바게트 샌드위치를 스페셜티로 하는, 스스로를 World's Best French Style Sandwich Place라 평하는 Al's에서는 그 외에 위에서도 언급한 크랜베리-월넛 브레드, 세븐 그레인, 크로아상, 펌퍼니클, 로즈매리-올리브 브레드 등의 빵을 사용하며, 주인장이 가장 좋아하는 훈제 터키부터, 햄, 로스트 비프 등의 일반샌드위치와 딜하바티, 얄스버그, 그리에 등의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치즈 샌드위치 등이 있다.
그렇지만 결고 샌드위치가다가아니다! Al's를 논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들의 homemade 프랑스풍 soup과 homemade 쿠키. 월요일에는 이름이 기억 안 나는데-_-,, 이탈리안 미네스트로니 비슷한 야채 soup, 금요일에는 leek and potato soup, 토요일은 cream of tomato, 일요일은 렌즈콩 soup이 나오고,화요일과 목요일에는 매주마다 Bob이 내놓고 싶은 soup이 바뀌어 나온다. 그 중에 단연 으뜸은 금요일의 leek and potato soup과 화요일이나 목요일에 가끔 등장하는 cream of cauliflower(컬리플라워)나French onion soup. 이곳의 완두콩 soup도 매우 유명한데 콩을, 특히 완두콩을 싫어하는 홈지기에게는 매력이 없다보니...--a 그리고 Al's의 쿠키라면 뭐니뭐니해도 버터 쿠키. 밀가루 쿠키 위에 버터 프로스팅을 입힌 이 쿠키는 시카고라는 지역잡지에 시카고 최고의 쿠키로 선정되기도 한 명품 중의 명품. 상온에서는 프로스팅이 녹는 관계로 냉장 보관을 하는이 쿠키는 쿠키에서는 쉽사리 연상되지 않지만 먹어보면 절대로 어색하지 않은 고소한(?) 맛의 쿠키 위에 입안에서 사르륵 녹는 프로스팅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예술. 원래 단 음식 안 좋아하는 홈지기가 이 쿠키는 이제 없으면 못 사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이모든 homemade recipe 역시나 사업상의 극비.
Al's Deli는 1940년대에 Al이 샌드위치점을 열면서 시작됐다. 원래 가게 이름은 들은 적이 있는데 까먹었다만, 당시에는 가게 이름이 Al's Deli가 아니었고 순수하게 샌드위치만 팔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70년대에 Al의 세 아들 중 둘째인 Bob이 가게에 합류하여 아버지를 도왔고, 몇년 후막내 아들 John이 합류하였다. 그 후에 창업자인 Al은 은퇴하고는, 두 형제가 여지껏 가게를 꾸리면서 창업자인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가게 이름도 Al's Deli로 바꿨다. 게다가 와인을 비롯한 프랑스 음식문화의 매니아인 두 형제가 샌드위치의 스타일을 조금씩 바꿔나가고 쿠키와 프랑스풍 soup을 메뉴에 추가하면서 오늘의 Al's Deli까지 왔다.
Al's Deli와 이곳의 금요일 leek and potato soup에 대해서는 주인장이 참으로 잊기 힘든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2002년 12월 5일 목요일 저녁, 퇴근 후에 주인장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귀국하기위해 다음날, 그러니까 금요일 오후 1시 정도 비행기표를 구하였고, 친구가 아침 8시 반에 공항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 그날 낮에 Al's에 가서 점심을 먹고 나오면서 John과 Bob에게 'See you tomorrow'라며 인사를 했는데, 오전 11시에나 문을 여는 곳인지라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Leek and potato soup 때문에 금요일만큼은 빠지지 않고 Al's를 찾던 홈지기인지라 어찌보면 별일 아니지만, 그럼에도 좀처럼 'See you tomorrow'라고 인사하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아침 8시쯤 친구에게 확인 전화를 했더니 9시 조금 넘어서 데리러 가도 되겠냐는 거다. 비행기 시간까지는 여유가있던지라'이제 일어났나보다'하는 생각에 그러자고 하고는 9시가 조금 지나서 집앞에 나갔더니 친구가 차를 대기하고 있었다. 조수석 문을 열고 차를 타는데 친구가 공항 가서 비행기 기다리며 먹으라고 brown bag(미국에서 보통 점심 따위를 싸갖고 다니는갈색종이 가방)을 하나 건네주는데 그 안을 보니 Al's의 훈제 터키 샌드위치, 버터 쿠키, 그리고 leek and potato soup이 있는 거다. 11시에나 문을 여는 곳인지라 이게 웬건가 싶어 친구에게 물었다. 사연인즉슨, 내가 이 soup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는 이 친구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Al's에 전화를 해서 '최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오늘 아침에 떠나야되는데, 이녀석이 leek and potato soup을 너무 좋아해서 그러니 조금 일찍 준비가 가능하겠냐'고 물은 거다. 그랬더니 Bob이 '지금 만드는 중인데 아직은 준비가 다 안 됐고, 9시쯤까지는 준비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약속시간이 9시가 된 거였다. 그날 공항에서 먹은 그 soup은 내가 먹어본 Al's의 soup 중에서 가장 맛이 없으면서도 가장 맛있었던 묘한 맛이었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코끝이 괜히 찡해진다.
Al's Deli가 정말 좋은 곳인 이유는 음식 맛도 음식 맛이지만, 바로 사람의 맛, 인간미가 느껴지는 곳이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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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감동이다~~~~~~~~~~~~
잊지 않고 이메일까지 보내주는 손님도 주인에게는 감동이었겠지만 이렇게 Soup for Choi를 만들어주시는 주인도 감동이에요.
*ㅂ* 쵝오!
몇년동안 매일 갔으니까... ㅋㅋ
맛있겠다아앙 >ㅂ<
맛있었쥐이잉, 또 가고 싶다, 추릅. ㅡㅠ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