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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9 2MB와 Selectorate Theory (5)
  2. 2008/05/30 근조 대한민국, 누가 대한민국을 죽였나 (2)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해 본인은 정치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애정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노무현 전대통령의 죽음에 대해서는, 혹은 그 죽음을 끝으로한 그의 인생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할 말이 별로 없다. 게다가, 얼마전에 가장 가까운 친구를 잃고 다시 한번 깨달은 건데, 나한테 죽음은 어떤 감상과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도면 되겠고, '그냥 누군가가 자살했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라는 일반론에 입각한 관점에서 지켜보면서, '은퇴를 했어도 정치인은 그 목숨마저도 정치적이구나'라는 생각에 약간의 연민을 느끼는 정도다.


정말이지 대체 이건 무슨 코메디란 말인가?

천호선 "김대중 전대통령 추도사 무산"


확실히 현정부는 심각한 노이로제에 걸려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노이로제가 뭐에 대한 노이로제인지는 나는 이제 정말 모르겠다. -_-a


뉴욕대(NYU)의 정치학 교수 브루스 부에노 디 메스키타(Bruce Bueno de Mesquita)가 알라스테어 스미스(Alastair Smith, NYU), 랜돌프 M. 시버슨(Randolph M. Siverson, UC Davis), 제임스 D. 모로우(James D. Morrow, the University of Michigan)와 함께 저술한 The Logic of Political Survival을 통해 소개한 선정기구 이론(selectorate theory)라는 게 있다. (본인도 책을 읽어보진 않았다. 아는 척하고 떠들긴 한다만 이 책에서 소개됐다는 것만 알고, 이론의 내용은 인터넷과 각종 미디어를 통해 어깨 너머로 익혔음을 고백해야 오해가 없을 것 같다.) 지도자 선정기구(selectorate)과 승자연합(winning coalition) 사이의 상관관계를 통해 어떻게 '권력 유지'라는 동일한 인센티브에 따라 행동함에도 불구하고 왕정, 독재, 그리고 민주체제가 작동하게 되는지를 분석한 이론이다.

이론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렇다. (논의를 단순화하기 위해 독재체제와 민주체제에 대한 비교만 하겠다.) 어떤 체제에든 지도자를 선정하는 기구가 있다. 이 선정기구의 부분집합으로 승자연합이 있는데 이는 지도자로 선정되기 위해 혹은 이미 선정된 지도자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선정기구의 최소 규모라고 보면 된다. 직접 민주주의의 예를 들자면, 지도자 선정기구란 투표권을 가진 시민들을 말하고, 승자연합이란 이들 시민 중 과반이 된다. 반대의 예로 형식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사칭한 독재체제가 있는데 박정희, 전두환 정권 시절의 간선제를 떠올리면 된다. 민주주의를 표방한 이런 독재체제의 경우 지도자 선정기구는 시민이겠지만, 실제로 대통령으로 선출되는데 필요한 승자연합은 대통령 선거인단의 과반으로 직접 민주주의에서에 비해 그 규모가 훨씬 작다. 이게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많은 성공적인(?) 독재정권이 간선제를 채택한 데에는 그 이유가 있다. 아니, 간선제를 채택한 정권이 성공적으로 독재정권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라고 하는 편이 조금 더 정확하겠다.

정부의 역할은 기본적으로 크게 보면 두가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세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로 세금 등을 통해 재정을 확보한다. 그리고 확보한 재정을 정부의 지도자가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두번째 정부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하는 일은 다시 두가지로 나뉘는데, 선정기구 전체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행하는 다수/공공의 이익 혹은 공공재를 늘리는 사업이 있고, 승자연합이 계속해서 자신에게 충성하게 하기 위한 소수/일부만의 이익 혹은 사적 재화를 늘리는 사업이 있다.

직선제 하에서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려면 다수의 유권자를 포섭해야 한다. 반면에 간선제 하에서는 소수의 선거인단만 포섭하면 된다. 이 때 전자의 경우라면 정치인으로써 공공재를 늘리는 것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지만, 후자의 경우 사적 재화의 증대 바꿔말하면 소수 선거인단을 매수하는 게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든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자. 지난 몇번의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직선제 하 대한민국에서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통 1100만표 정도를 득표해야 한다. 1100만명을 검은돈을 직접 살포하여 매수하기 위한 비용은 어마어마하다. 일단 뇌물을 줘야 하는 인원 자체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퍼줄 수 있는 금액이 작다. 이 경우, 승자연합의 구성원이 자신이 지지하던 정치인을 배신하더라도 잃을 게 별로 없으므로 충성심이 높지 않다. 따라서 정부 혹은 정치인들은 공공재를 증가시키는 정책을 펼치는 게 효과적이다. 이렇게 될 경우, 공공재 증가를 위해 많은 재정이 사용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승자연합에게 사적 재화로 분배할 수 있는 재정 규모가 감소하기 때문에 뇌물 수수가 더욱 어려워지고 자연적으로 부패나 비리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나서 더더욱 민주적인 체제가 자리를 잡는다.

반면에 전두환의 제 5공 시절 간선제 하에서 선거인단수는 5277명이었다. 산술적으로는 2639명만 승자연합으로 만들면 된다. 이 경우, 공공의 이익이 되는 정책을 집행하여 전체 국민을 내 편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전체 국민의 부분집합인 선거인단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에 비하면 2639명에게 뇌물을 주는 게 훨씬 싸게 먹힌다. 게다가 간선제에서처럼 전체 국민에 비해 승자연합의 숫자가 작을 경우에 승자연합의 충성심을 유지시키기 위해 개개인에게 분배해야 하는 사적 재화의 양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그 이유는 승자연합 내에 있던 누군가가 나를 배신할 경우, 그를 대체할 인원이 많기 때문이다. 경제학적으로 말하면 승자연합을 필요로 하는 수요에 비해 이 연합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공급이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다. 대부분의 독재체제가 다수의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해도 정권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이론에서는 체제 전복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데, 체제 전복 시도가 일어나려면 두가지 조건이 맞아야 한다. 체제 전복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야 하고, 체제 전복 성공의 확률이 높아야 한다. 여기서 이야기를 더 진행시키기에 앞서 잠시 공공재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공공재에는 기초공공재(standard public goods)와 조정 재화(coordination goods)의 두가지가 있는데 기초공공재란 기초교육, 의료보험, 대중교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하고 조정 재화란 표현, 집회, 결사의 자유 등의 다양한 사회 구성원간의 조정 기능이 요구되는 재화를 말한다. 재미있는 것은 개개인에게 기초공공재는 물론 조정 재화에 이르기까지 공공재를 많이 제공하면 제공할수록 체제 전복에 대한 동기는 줄어들지만, 조정 재화가 제공하는 집회, 결사의 자유는 체제 전복 시도가 일어날 경우 그 성공률을 높인다. 따라서 체제 전복의 성공 여부는 이 미묘한 균형을 잡는 데에 달렸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통치자의 입장에서 체제 전복을 억제하는 것은 이 미묘한 균형을 깨는 일이 된다. 바꿔 말하면 체제를 더더욱 민주화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체제 전복의 동기를 제거하거나, 조정 재화를 제거함으로써--체제를 덜 민주적으로 만듦으로써--체제 전복의 확률을 낮춰야 한다.

통계적으로 소위 '천연자원의 저주'를 받은 국가는 후자의 방법을 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하고, 그 이외의 국가는 전자의 방법을 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천연자원의 저주'란 석유, 다이아몬드 등의 천연자원을 보유한 나라는 많은 이들의 예상과는 달리 정부 혹은 정치인들은 부유하지만 국민들은 가난한 경우가 많다는 거다. 이유인즉슨, 앞서 말했듯 정부는 기본적으로 재정 확보를 하고 이를 공공재든 사적 재화의 분배에든 이용하여 정권을 유지하는데, 세금을 통해서만 재정 확보를 해야한다면 국민들이 충분한 세금을 많이 낼 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국민들에게 공공재가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에서는, 이 자원을 국가가 통제함으로써 세금을 많이 걷지 않고도 재정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 이렇게 확보한 재정을 사적 재화를 분배하여 승자연합을 공고히 하는 데에 이용함으로써 정권 유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로서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이유가 없다.

결론인즉슨 이런 천연자원의 저주를 받지 못한 국가의 정치인은 공공재의 분배를 통해 체제 전복을 예방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사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천연자원의 저주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

선정기구 이론의 논리를 적용해보면, 박정희가 조정 재화를 분배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장기집권을 할 수 있었던 건, 그 당시에는 기초공공재조차 부족했기에 국민들에게 기초공공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는 거다. 반면에 전두환이 장기집권을 꿈꿨음에도 불구하고 7년만(이라고 하기에는 그 7년도 너무 길지만)에 정권을 내놓을 수 밖에 없었던 건, 기초공공재가 일정 수준 이상 분배된 시점에서도 여전히 조정 재화를 분배할 줄 몰랐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면, 그리고 최근의 2MB의 행보를 살펴보면 과연 그의 끝은 어디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 진실을 말하자면 궁금하다기보다는, 제발이지 이 이론이 이번에도 잘 맞았으면 좋겠달까나...
@@ 일부 용어의 번역은 본인이 직접한 거라, 실제 사용되고 있는 국어 표현이 있다면 그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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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장관 고시가 결국은 이뤄졌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나로선 모르겠다만, 어쨌든 한동안은 정부에 대한 여론이--그런 일이 가능이나 하다면--더더욱 안 좋아질 듯하다. 사람들은 '근조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그런데 정말 대한민국이 죽었다면, 누가 대한민국을 죽였을까?

따지고 보면 우리 자신이다.

약자란 누구에게 묻느냐에 따라 다른 법. 우리보다 강한 자들이 우리에게서 등을 돌릴 권리를 쥐어주지 않으면서, 우리가 우리보다 약한 자들에게서 등 돌릴 권리를 가질 수는 없는 법. 우리가 그토록 분노하는, 우리로부터 등을 돌리고도 반성할 줄 모르는 그들의 모습은, 성장이란 이름으로 약자를 돌보기를 조금 소홀히해도 된다는 메세지를 정치권에 보낸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이다.

747 같은 허황된 공약에 속아 2MB님에게 정권을 쥐어준 이 나라의 주인은 우리 자신이고, 경제성장이라는 단 하나의 가치 아래에서 도덕과 상식을 포기한 것도 우리 자신이다.

정치인이나 우리나 똑같은 놈들이란 양비론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은 믿고 뽑은 2MB가 우리를 저버렸다는 사실 이상으로 바로 그 2MB에게 정권을 쥐어준 게 우리라는 사실이다. 그게 바로 정치적 책임감이란 것이고, 제2의 2MB를 맞이하지 않을 우리의 거의 유일한 희망이란 사실이다.

우리가 그 한가지를 기억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아직 죽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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