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의 양면
지난번에 레버리지(지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워낙 오래전 일이기도 하니, 지렛대가 뒤집히는 이야기로 바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 레버리지에 대해 간단히 다시 이야기하고 넘어가자. 간단히 말해서 수익률이 10%짜리 투자 대상이 있다고 할 때, 내가 갖고 있는 돈이 100만원이어서 그돈을 투자할 경우 10만원밖에 벌 수 없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서 1000만원을 빌려 와서 1100만원을 투자한다면 1100만원의 10%, 즉 110만원을 벌 수 있다.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10만원쯤 이자를 준다고 하더라도 내가 버는 돈은 100만원, 가진돈을 순식간에 두배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히 레버리지가 커지면 커질수록 수익률은 커진다.
"오, 이런 장밋빛 세상이 있었다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물론 레버리지에도 다크 사이드가 있다. 레버리지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큰손'을 찾아야 한다. 무슨 이야기냐면 내돈 100만원에 남의 돈 1000만원을 얹어서 110만원을 벌었는데, 1000만원 빌려준 사람이 내 10% 내놔라고 해서 100만원을 가져가면 내 손에 남은 돈은 10만원... 고로 말짱 도루묵.
결국 1000만원에 대해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돈을 빌려줄 사람이 필요하단 거다. 그런데 이렇게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역으로 손실 또한 기대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가 투자 대상을 잘못 짚는다면 그 손실도 내가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한다. 다시 앞선 예로 돌아가서 10% 수익률의 투자 대상이라고 판단했는데 10% 손실을 입는다면? 내가 집어넣은 1100만원이 990만원이 되어 돌아온다.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원래 조건대로 1000만원+10만원을 갚고 나면 수중의 남은 돈은 -20만원, 광속으로 파산이다. 총 투자액에 비해서는 10%의 손실이 내 원금 대비 120%의 손실로 증폭되어 돌아온다. 물론 레버리지가 클수록 이 손실이 증폭되는 정도 또한 심해진다.
이게 바로 레버리지의 양면이다. 그래서 레버리지가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투자 상품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과 위험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필수다.
적절한 집값
이 정도로 시끌벅적한 위기가 왔다면 너무도 뻔한 이야기지만, 이번 신용위기는 금융권이 이 두가지 모두에 완벽하게 실패하면서 발생했다.
첫째로 금융 시장에서 투자 상품으로 subprime mortgage에 얽힌 파생상품을 만들어내고는 스스로 거기에 엄청난 돈을 꼴아박았다는 거고, 둘째로 투자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신용부도스왑(CDS: credit default swap)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Subprime mortage crisis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이야기했으므로 여기서 길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이 시점에서 약간 가지를 쳐서 투자 상품의 수익률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 간혹 시장이 과열되어, 투자 상품이 가진 내재가치(fundamental value) 이상으로 이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거품 혹은 버블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치란 결국 시장에서 결정되는 거 아닌가? 시장가치와 분리된 내재가치라는 게 도대체 뭐냐?'라는 거다. 더러 '바가지 썼다'라고들 하지만 이는 보통 다른 곳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걸 비싸게 살 때나 쓰는 거고, 주식처럼 항상 시장에 빠르게 반응하여 결정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상품의 경우 결국 내재가치를 별도로 따질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이번 subprime mortgage와 직결된 집값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가의 두가지에 대해서만 간단히 얘기해보겠다.
우선 부동산 이야기부터 하자. Subprime mortgage 파생상품이 레버리지의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건전한 투자상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가지 중 한가지는 충족이 되어야 한다: 1) 대출을 받은 사람이 약속된 이율로 돈을 꼬박꼬박 갚던가, 2) 이 사람들이 채무불이행을 할 경우 담보로 삼았던 집을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던가. 그런데 돈 없는 사람한테 돈을 빌려주면서 1)번을 믿은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ubprime mortgage 파생 상품이 날개돋은 듯 팔릴 수 있었던 데에는 집값이 한동안 미친 듯이 뛰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도 전에 했으므로 자세히는 하지 않겠지만,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엔 원래의 mortgage를 못 갚더라도 집값 상승분을 이용해 재대출을 받아 초기의 mortgage를 갚는 방법이 있고, 빚으로 빚을 갚기 싫으면 집을 팔아서 기존의 mortgage를 갚아버리는 방법도 있다. 두가지에 모두 실패하더라도 채권자에게는 원래 대출금보다 더 비싼 집이 수중에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자는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는 거다. 그런데 이를 현금화하려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문제는 최근의 집값은 순환논리에 의해 상승했다는 점이다,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아무한테나 집 사라고 돈을 빌려줘도 상관없고, 돈을 빌려주면 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테니 집값이 오를 거다라는... 설마? 이걸 정말 믿었단 말야? orz 정작 중요한 요소는 가계소득 대비 집값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가계소득 대비 집값은 2~3배 정도에서 움직여왔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 이게 4배가 넘어버렸다. 결국 오른 집값만큼 가계부채만 불어났다는 이야기. 결국 올라버린 집값을 유지할 수요를 창출하기에는 빚이 너무 많아서 허덕이다가 결국 버블이 뻥!
적절한 집값이란 결국 집값 상승분으로 집값을 돌려막는 게 아니라 가계소득을 통해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게 안 되면 일시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수는 있지만, 결국 이 수요가 지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집값이 꺼져버릴 수밖에... 게다가 이렇게 집값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집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이 실제 내 집값보다 많은 상황이 벌어지고, 결국 빚을 갚는 것보다 집을 포기하는 게 더 싸게 먹힌다는 이야기... 결국 시장에 엄청난 물랴의 부동산이 쏟아져 나오면서 한번 떨어지기 시작한 집값은 더 빠르게 떨어지는, 버블이 커질 때 벌어지던 상황과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적절한 주가
자, 그러면 요새 말이 많은 주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 이를 위해서 우선 회사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차대조표란 대변에 한 회사의 모든 자산(asset)을, 차변에 모든 부채(liability)를 기록하여 양변을 말 그대로 대조하는 것이다. 최근의 관행은 제삼변으로 주주계정(shareholder's equity)를 기록하는데 이는 크게는 부채에 포함된다. 자산 항목에는 보유한 현금, 재고품, 건물, 선불한 대금 등 회사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부채 항목에는 각종 대출, 만기가 남은 회사채, 미납세금 등 회사가 진 빚이란 빚은 모두 들어간다. 그리고 이 두개의 차액이 주주계정인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회사가 현시점에서 사업을 정리한다고 할 경우, 갖고 있는 자산들을 모두 현금화해서 갚아야 할 빚을 다 갚고 나서 남는 돈이 있다면 이 돈이 주주들의 몫이다. 따라서 주주의 입장에서는 이게 자신들의 자산이 되는 것이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주주들에게 줘야 할 빚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주계정은 부채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렇게 회사의 자산과 부채가 balance out되기 때문에 balance sheet이라고 부른다.)
주주계정을 발행된 주식의 갯수로 나눈 것을 장부상의 주가(book value)라고 하는데, 실제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 이것보다는 조금 미묘하다. 대차대조표가 포함하고 있는 내용 중 투자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정보는 사실 단순히 자산-부채의 크기보다도 회사가 지닌 미래의 수익기대치이기 때문에 주주계정에서 주가를 계산하는 건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 대차대조표란 게 워낙 난해하기 쓰여있다 보니 이를 제대로 읽는 것은 경영이나 재무쪽에서 학위를 취득하고도 평생 전공을 삼을 정도로 복잡한 일이다. 그런 걸 갖고 내가 여기서 대차대조표에 대해 뭐 대단히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떠드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되고, 혹시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라.
http://beginnersinvest.about.com/cs/investinglessons/a/aaless1intro.htm (근데 이 정도가 대차대조표를 읽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orz)
아무튼 합리적인 주가란 주주계정에서 바로 결정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중요한 건 회사가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자산을 늘리고 부채를 줄임으로써 주주계정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단순화하면 그렇게 자산을 주주계정을 키우는 것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가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당연히 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지분, 즉 주식의 가치를 올리는 길이다. 따라서 한 회사의 주가가 주주계정 증가율보다 지나치게 빨리 뛴다면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다. 국가 전체로 봤을 때, 회사들의 주주계정이 증가할 경우 이는 배당금의 형태로 가계소득으로 흘러들어가거나,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해 재투자되기 때문에 소비나 투자의 형태로 GDP 성장에 기여한다. 따라서 (부분 종목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한나라의 주식시장이 통째로 GDP 성장률과 비교해서 지나치게 빠르게 뛴다면 주식시장 전체에 거품이 낀 거다. 투기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주식 시장을 통해서 GDP 성장분 + 알파 정도의 소득을 기대하는 게 건전하다는 건 그런 의미다. 투기를 해서 성공하는 사람의 수익률에 혹해서 투자를 한다면 평생 불만일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또 길어졌는데, 다음에는 신용부도스왑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신용부도스왑이 뭔지, 그리고 이게 어떻게 금융계 내에서 위기를 빠르게 확산시켰는지 이야기하고, 이렇게 발전한 신용위기가 주식시장과 실물경기로 옮아붙은 과정을 간단히 정리해볼 생각. 그리고 언제나처럼 첨언, 태클, 질문 모두 환영!
지난번에 레버리지(지레)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워낙 오래전 일이기도 하니, 지렛대가 뒤집히는 이야기로 바로 들어가기에 앞서 이 레버리지에 대해 간단히 다시 이야기하고 넘어가자. 간단히 말해서 수익률이 10%짜리 투자 대상이 있다고 할 때, 내가 갖고 있는 돈이 100만원이어서 그돈을 투자할 경우 10만원밖에 벌 수 없다. 그렇지만 누군가에게서 1000만원을 빌려 와서 1100만원을 투자한다면 1100만원의 10%, 즉 110만원을 벌 수 있다.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10만원쯤 이자를 준다고 하더라도 내가 버는 돈은 100만원, 가진돈을 순식간에 두배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너무도 당연히 레버리지가 커지면 커질수록 수익률은 커진다.
"오, 이런 장밋빛 세상이 있었다니!"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물론 레버리지에도 다크 사이드가 있다. 레버리지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 큰손'을 찾아야 한다. 무슨 이야기냐면 내돈 100만원에 남의 돈 1000만원을 얹어서 110만원을 벌었는데, 1000만원 빌려준 사람이 내 10% 내놔라고 해서 100만원을 가져가면 내 손에 남은 돈은 10만원... 고로 말짱 도루묵.
결국 1000만원에 대해 큰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돈을 빌려줄 사람이 필요하단 거다. 그런데 이렇게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는 사람은 역으로 손실 또한 기대하지 않는다. 따라서 내가 투자 대상을 잘못 짚는다면 그 손실도 내가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한다. 다시 앞선 예로 돌아가서 10% 수익률의 투자 대상이라고 판단했는데 10% 손실을 입는다면? 내가 집어넣은 1100만원이 990만원이 되어 돌아온다.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 원래 조건대로 1000만원+10만원을 갚고 나면 수중의 남은 돈은 -20만원, 광속으로 파산이다. 총 투자액에 비해서는 10%의 손실이 내 원금 대비 120%의 손실로 증폭되어 돌아온다. 물론 레버리지가 클수록 이 손실이 증폭되는 정도 또한 심해진다.
이게 바로 레버리지의 양면이다. 그래서 레버리지가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투자 상품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것과 위험을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필수다.
적절한 집값
이 정도로 시끌벅적한 위기가 왔다면 너무도 뻔한 이야기지만, 이번 신용위기는 금융권이 이 두가지 모두에 완벽하게 실패하면서 발생했다.
첫째로 금융 시장에서 투자 상품으로 subprime mortgage에 얽힌 파생상품을 만들어내고는 스스로 거기에 엄청난 돈을 꼴아박았다는 거고, 둘째로 투자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신용부도스왑(CDS: credit default swap)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커졌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Subprime mortage crisis에 대해서는 지난번에 이야기했으므로 여기서 길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그렇지만 이 시점에서 약간 가지를 쳐서 투자 상품의 수익률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 간혹 시장이 과열되어, 투자 상품이 가진 내재가치(fundamental value) 이상으로 이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거품 혹은 버블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가치란 결국 시장에서 결정되는 거 아닌가? 시장가치와 분리된 내재가치라는 게 도대체 뭐냐?'라는 거다. 더러 '바가지 썼다'라고들 하지만 이는 보통 다른 곳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걸 비싸게 살 때나 쓰는 거고, 주식처럼 항상 시장에 빠르게 반응하여 결정된 가격으로 거래되는 상품의 경우 결국 내재가치를 별도로 따질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이번 subprime mortgage와 직결된 집값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주가의 두가지에 대해서만 간단히 얘기해보겠다.
우선 부동산 이야기부터 하자. Subprime mortgage 파생상품이 레버리지의 재앙을 피할 수 있는 건전한 투자상품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가지 중 한가지는 충족이 되어야 한다: 1) 대출을 받은 사람이 약속된 이율로 돈을 꼬박꼬박 갚던가, 2) 이 사람들이 채무불이행을 할 경우 담보로 삼았던 집을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던가. 그런데 돈 없는 사람한테 돈을 빌려주면서 1)번을 믿은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ubprime mortgage 파생 상품이 날개돋은 듯 팔릴 수 있었던 데에는 집값이 한동안 미친 듯이 뛰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도 전에 했으므로 자세히는 하지 않겠지만, 집값이 계속 오를 경우엔 원래의 mortgage를 못 갚더라도 집값 상승분을 이용해 재대출을 받아 초기의 mortgage를 갚는 방법이 있고, 빚으로 빚을 갚기 싫으면 집을 팔아서 기존의 mortgage를 갚아버리는 방법도 있다. 두가지에 모두 실패하더라도 채권자에게는 원래 대출금보다 더 비싼 집이 수중에 떨어지기 때문에 채권자는 크게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는 거다. 그런데 이를 현금화하려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문제는 최근의 집값은 순환논리에 의해 상승했다는 점이다,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아무한테나 집 사라고 돈을 빌려줘도 상관없고, 돈을 빌려주면 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테니 집값이 오를 거다라는... 설마? 이걸 정말 믿었단 말야? orz 정작 중요한 요소는 가계소득 대비 집값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가계소득 대비 집값은 2~3배 정도에서 움직여왔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 이게 4배가 넘어버렸다. 결국 오른 집값만큼 가계부채만 불어났다는 이야기. 결국 올라버린 집값을 유지할 수요를 창출하기에는 빚이 너무 많아서 허덕이다가 결국 버블이 뻥!
적절한 집값이란 결국 집값 상승분으로 집값을 돌려막는 게 아니라 가계소득을 통해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게 안 되면 일시적으로 수요가 증가할 수는 있지만, 결국 이 수요가 지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집값이 꺼져버릴 수밖에... 게다가 이렇게 집값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집을 사기 위해 빌린 돈이 실제 내 집값보다 많은 상황이 벌어지고, 결국 빚을 갚는 것보다 집을 포기하는 게 더 싸게 먹힌다는 이야기... 결국 시장에 엄청난 물랴의 부동산이 쏟아져 나오면서 한번 떨어지기 시작한 집값은 더 빠르게 떨어지는, 버블이 커질 때 벌어지던 상황과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적절한 주가
자, 그러면 요새 말이 많은 주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 이를 위해서 우선 회사의 대차대조표(balance sheet)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차대조표란 대변에 한 회사의 모든 자산(asset)을, 차변에 모든 부채(liability)를 기록하여 양변을 말 그대로 대조하는 것이다. 최근의 관행은 제삼변으로 주주계정(shareholder's equity)를 기록하는데 이는 크게는 부채에 포함된다. 자산 항목에는 보유한 현금, 재고품, 건물, 선불한 대금 등 회사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모든 것이 포함된다. 부채 항목에는 각종 대출, 만기가 남은 회사채, 미납세금 등 회사가 진 빚이란 빚은 모두 들어간다. 그리고 이 두개의 차액이 주주계정인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회사가 현시점에서 사업을 정리한다고 할 경우, 갖고 있는 자산들을 모두 현금화해서 갚아야 할 빚을 다 갚고 나서 남는 돈이 있다면 이 돈이 주주들의 몫이다. 따라서 주주의 입장에서는 이게 자신들의 자산이 되는 것이고, 회사의 입장에서는 주주들에게 줘야 할 빚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주계정은 부채로 분류되는 것이다. (이렇게 회사의 자산과 부채가 balance out되기 때문에 balance sheet이라고 부른다.)
주주계정을 발행된 주식의 갯수로 나눈 것을 장부상의 주가(book value)라고 하는데, 실제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 이것보다는 조금 미묘하다. 대차대조표가 포함하고 있는 내용 중 투자자의 입장에서 중요한 정보는 사실 단순히 자산-부채의 크기보다도 회사가 지닌 미래의 수익기대치이기 때문에 주주계정에서 주가를 계산하는 건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 대차대조표란 게 워낙 난해하기 쓰여있다 보니 이를 제대로 읽는 것은 경영이나 재무쪽에서 학위를 취득하고도 평생 전공을 삼을 정도로 복잡한 일이다. 그런 걸 갖고 내가 여기서 대차대조표에 대해 뭐 대단히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떠드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되고, 혹시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시라.
http://beginnersinvest.about.com/cs/investinglessons/a/aaless1intro.htm (근데 이 정도가 대차대조표를 읽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orz)
아무튼 합리적인 주가란 주주계정에서 바로 결정된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중요한 건 회사가 수익을 올린다는 것은 어떤 형태로든 자산을 늘리고 부채를 줄임으로써 주주계정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단순화하면 그렇게 자산을 주주계정을 키우는 것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가가 아니라 보다 근원적인) 당연히 주주들의 회사에 대한 지분, 즉 주식의 가치를 올리는 길이다. 따라서 한 회사의 주가가 주주계정 증가율보다 지나치게 빨리 뛴다면 거품이 끼었다고 볼 수 있다. 국가 전체로 봤을 때, 회사들의 주주계정이 증가할 경우 이는 배당금의 형태로 가계소득으로 흘러들어가거나, 회사를 더 키우기 위해 재투자되기 때문에 소비나 투자의 형태로 GDP 성장에 기여한다. 따라서 (부분 종목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한나라의 주식시장이 통째로 GDP 성장률과 비교해서 지나치게 빠르게 뛴다면 주식시장 전체에 거품이 낀 거다. 투기가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하고자 한다면, 주식 시장을 통해서 GDP 성장분 + 알파 정도의 소득을 기대하는 게 건전하다는 건 그런 의미다. 투기를 해서 성공하는 사람의 수익률에 혹해서 투자를 한다면 평생 불만일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또 길어졌는데, 다음에는 신용부도스왑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신용부도스왑이 뭔지, 그리고 이게 어떻게 금융계 내에서 위기를 빠르게 확산시켰는지 이야기하고, 이렇게 발전한 신용위기가 주식시장과 실물경기로 옮아붙은 과정을 간단히 정리해볼 생각. 그리고 언제나처럼 첨언, 태클, 질문 모두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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