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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3 조삼모사

조삼모사

일상다반사 2010/05/23 20:23
KT에서 통신 요금제를 개편, 매월 허용된 데이터량 중 미처 사용하지 못한 양을 다음달로 넘겨주기로 했단다. 언론사나 각종 포럼, 카페 게시판을 봐도 KT가 간만에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내왔다며 반기는 분위긴데, 이거야말로 완전히 조삼모사 아닌가? orz

기사 (ZD넷) : KT ‘무선데이터 이월’ 허용…테더링 탄력 받나
일례로, 가장 많은 이용자들이 i-라이트 가입자가 500MB의 무료 무선데이터 중 400MB를 사용하지 않고 잔여량으로 남길 경우 다음 달에 총 900MB의 무선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다음 달에도 400MB의 잔여량 먼저 소진토록 돼있어 이용자들에게 유리하다.
이거 진심이셔? 자, 다음의 상황을 고려해보자. 내가 한달에 500MB짜리 요금제를 사용하는데 평균적으로 이중 60% 밖에 사용을 못한다고 하자. 그래서 지금까지는 500MB 중 매달 200MB는 버린 셈이다. 그런데 이제 그 200MB를 이월해준단다. 그러면 이 200MB가 나한테 얼마나 도움이 될까?

첫달에 500MB 중 300MB를 사용해서 200MB가 남는다.
둘째달엔 500MB + 200MB, 총 700MB로 시작해서 또 300MB를 썼더니 400MB가 남는다.
그 다음달은 900MB로 시작해서 300MB를 쓰고 600MB가 남지만 전월 사용량 중 남는 것만 이월해주게 돼 있으니 500MB가 남는다.
그래서 그 다음달엔 1GB로 시작한다. 여전히 300MB를 쓰고 나면 남은 700 MB 중 500MB가 다음달로 이월된다.

결국 매달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늘어나지만 실제로 사용하는 양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아무짝에 도움이 안 된다. 데이터 이월제는 보통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이 적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은 늘어났지만,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이 적기 때문에 늘어난 데이터양이 실제로는 쓸모가 없는 아주 아이러니한 서비스다.

잔여 데이타량 이월이 실질적으로 유효한 경우는 두가지. 평균적으로 300MB를 사용하지만, 그 평균에 비해 달달이 편차가 아주 큰 경우. 그게 아니라면 매달 500MB를 거의 다 쓰는데 어떨 때는 조금 남고, 어떨 때는 살짝 모자란 경우. 이럴 때는 500MB를 꽉 채워쓰지 않은 달이 있으면 이것들이 조금씩 쌓여 50-100M 정도 넘길 수 있을 거고, 필요할 때 이를 추가 요금없이 사용할 수 있으니까 당연히 쌩유.

기사 (매경) : 쓰고남은 무선데이터 내달에 쓰세요
한선교 국회의원(한나라당)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T i-라이트 요금제 가입자들은 무료 데이터 부여량(500MB) 중 45%밖에 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매달 500MB 중 거의 300MB를 버려 왔다. 이 정도라면 500MB가 넘칠까봐 조심스럽게 사용한 게 아니고, 매달 500MB에 육박하는 데이터 사용량이 거의 필요가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보는 게 맞지 않나? 지금까지 데이터 요금이 비쌌던 건 500MB 초과분에 대한 비용이 비쌌기 때문이 아니라, 데이터 소비 패턴 자체가 이월이 되든 안 되든 요금제와 맞지 않았기 때문.

"이제 남은 데이터량은 이월이 되니까 마음껏 써도 되겠군"이라고 생각해서 데이터를 실컷 쓴다면 그만큼 이월할 수 있는 잔여량은 줄어들기 때문에, 사용 가능한 데이터양은 결국 별로 늘어나지 않는다.

이젠 이월할 수 있으니 굳이 500MB 짜리 요금제를 쓸 게 아니라 조금 더 싼 걸로 바꿔도 되겠네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판단 자체는 매우 정확하지만, 문제는 500MB 아래 요금제에서 데이터량은 한달에 100MB, 이걸로는 이월이 되든 안 되든 택도 없이 모자란 셈. orz

뭐, 사실 사람들 데이터 사용 패턴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평균 사용량이 200MB 남짓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용자들의 사용량의 편차가 매달 200MB 이상씩 날 것 같진 않고, 몇몇 소비자들한테 요긴하겠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한테는 실제로는 무용지물인 서비스 제공하고 생색만 내는 꼴이라고 보는 게 맞겠다.

물론 사용량이 적은 경우 매달 상당량의 데이터량이 이월됨으로써 데이터 이용량에 버퍼를 쌓아둘 수 있다면, 어느달 갑작스레 많은 데이터를 이용하는 일이 생길 경우 유용할 수 있다. 다만 말하고 싶은 건, 데이터 이월제가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는 게 아니라, 데이터 소비 패턴이 바뀌기 전까지는 데이터 요금을 많이 싸게 해주는 건 아니란 거다.

이런 거 갖고 KT가 간만에 좋은 일 한다고 난리치며 박수쳐줄 필요 없단 말이지. 차라리 300MB 정도의 조금 더  싼 요금제를 내 놓으란 말이지.

@ 5월이 아직 일주일도 넘게 남았는데 등록된 글 수가 30개가 넘네. 이번달에 너무 분발하는데. 분위기로 보아 다음달에 하얗게 재가 돼서 뻗을 듯...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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