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시장이 정말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면 왜 모든 사람이 시장주의자가 아닌가요?
A) 지금까지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간단한 예를 들어 비교적 긍정적인 관점에서 살펴봤는데요, 시장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계속해서 갑과 쌀의 예를 들겠습니다. 쌀 생산의 한계비용이 충분히 낮아서 쌀값이 30만원 이하로 형성된다면 이 경우에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쌀의 시장가격이 35만원이라면, 쌀값이 모자라서 쌀을 못 사먹는 사람이 발생한다고 했죠.
흔히 생각하는 이상적인 경우는 갑이 자신의 이윤을 조금 줄이더라도 자기보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쌀값을 낮추는 겁니다. 그런데 이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격이 낮아지면 대부분의 경우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갑이 갖고 있던 쌀이 모자라게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올초에 가뭄이 극심했던 태백의 예를 들어보죠. 가뭄이란 이야기는 물의 공급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경우 물값을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둘 경우 물값이 오르겠죠. 그런데 물이란 게 생존에 꼭 필요하고, 물을 대체할 경쟁 품목이 없는 물건이라 시장에 맡겨두면 상수도를 쥔 회사가 폭리를 취할 여지가 많습니다. 수도 민영화에 크게 반대하는 이유가 그런 데에 있죠. 그래서 시장에 맡기는 대신에 정부가 관리하면서 물값을 통제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뭄이 들었는데도 물값이 인위적으로 낮다보니 수요가 줄지를 않는 겁니다. 공급이 줄었는데 수요가 그대로면 물고갈 현상이 발생하는 거죠. 가뭄이니까 물부족이 당연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는 맞습니다만, 이때 물 사용의 우선순위가 중요하다는 거죠. 우선 마시거나 요리에 사용될 물이 가장 우선일 거고, 그 외에 간단히 손발을 씻는 정도, 그리고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그 외에 세차나 정원에 물주는 것 등은 뒤로 밀려나는 게 정상이겠죠. 중요한 건 똑같이 10리터의 물이라고 해도 용도에 따른 그 가치가 다르다는 거고, 가격의 등락이 일어날 경우 그 가격에 따라 개개인이 자연스럽게 자신이 생각하는 각 용도별 물의 가치와 가격을 비교해서 우선순위가 정해지게 되면 평소에 비해 물이 부족하겠지만, 물이 완전고갈되는 일은 막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가뭄의 정도에 따라서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도 남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이렇게 가격이 낮을 때 특정 상품의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건 소비자 개개인은 시장 전체에서 그 상품의 수요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가격대비 효용을 고려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을 가져다 쓸 수 밖에 없는 거죠. 쌀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별 소비자는 쌀 수요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에 쌀의 가격대비 효용을 고려해서 자신이 사고 싶은 만큼을 사게 되고, 그렇게 되면 조금 늦게 오는 사람에게는 돌아갈 쌀이 없는 거죠.
갑이 이 문제까지 해결해야겠다고 하면, 쌀값을 낮춘 상태에서 일인당 살 수 있는 쌀의 양을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할당제가 되는 거죠. 그런데 이것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앞서든 예에서는 중간 상인도 없고, 시장 규모도 작아서 가능할 것도 같아 보이지만, 현실세계에서 이를 적용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거죠.
그래서 정부가 등장합니다.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한가지는 쌀값이 모자란 사람에게 쌀값을 지원해주는 거고, 다른 한가지는 갑이 쌀 생산량을 늘렸을 경우 발생하는 손해분을 메워주고 쌀을 더 생산하게끔 장려하는 겁니다. 이것도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전자의 경우 소위 쌀값이 모자란 사람을 어떻게 찾아서 얼만큼을 지원해주느냐의 문제가 있고, 후자의 경우엔 쌀의 시장 가격과 정부의 목표 가격의 차액을 메워줘야하는데, 대체작물의 등장이나 새로운 품종 개발로 인한 생산량 증가 등의 수많은 변수로 수요-공급이 계속해서 변하는 실제 세상에서 이 가격차를 어떻게 찾느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게다가 어떤 변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전부' 예상한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상찮았던 부작용에 대해 끊임없이 반응해야하는 골치 아픈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겠죠.
사실 이건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명쾌한 해결책은 저도 갖고 있는 게 없습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모든 개인이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의 이윤 추구를 하는 경우를 가상했는데 (쌀 생산자가 갑 한명 뿐임에도 독점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죠) 독과점 상황에서 폭리로 인한 소비자 착취나, 거대자본을 비롯한 다양한 사용자들의 노동자 착취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 다룬 것들에 비하면 조금 더 이념적이고 정치적인 부분이라 앞으로 틈틈히 이야기를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A) 지금까지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간단한 예를 들어 비교적 긍정적인 관점에서 살펴봤는데요, 시장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보죠. 계속해서 갑과 쌀의 예를 들겠습니다. 쌀 생산의 한계비용이 충분히 낮아서 쌀값이 30만원 이하로 형성된다면 이 경우에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쌀의 시장가격이 35만원이라면, 쌀값이 모자라서 쌀을 못 사먹는 사람이 발생한다고 했죠.
흔히 생각하는 이상적인 경우는 갑이 자신의 이윤을 조금 줄이더라도 자기보다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쌀값을 낮추는 겁니다. 그런데 이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격이 낮아지면 대부분의 경우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갑이 갖고 있던 쌀이 모자라게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올초에 가뭄이 극심했던 태백의 예를 들어보죠. 가뭄이란 이야기는 물의 공급이 줄어든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경우 물값을 시장 메커니즘에 맡겨둘 경우 물값이 오르겠죠. 그런데 물이란 게 생존에 꼭 필요하고, 물을 대체할 경쟁 품목이 없는 물건이라 시장에 맡겨두면 상수도를 쥔 회사가 폭리를 취할 여지가 많습니다. 수도 민영화에 크게 반대하는 이유가 그런 데에 있죠. 그래서 시장에 맡기는 대신에 정부가 관리하면서 물값을 통제합니다.
여기서 한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가뭄이 들었는데도 물값이 인위적으로 낮다보니 수요가 줄지를 않는 겁니다. 공급이 줄었는데 수요가 그대로면 물고갈 현상이 발생하는 거죠. 가뭄이니까 물부족이 당연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는 맞습니다만, 이때 물 사용의 우선순위가 중요하다는 거죠. 우선 마시거나 요리에 사용될 물이 가장 우선일 거고, 그 외에 간단히 손발을 씻는 정도, 그리고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그 외에 세차나 정원에 물주는 것 등은 뒤로 밀려나는 게 정상이겠죠. 중요한 건 똑같이 10리터의 물이라고 해도 용도에 따른 그 가치가 다르다는 거고, 가격의 등락이 일어날 경우 그 가격에 따라 개개인이 자연스럽게 자신이 생각하는 각 용도별 물의 가치와 가격을 비교해서 우선순위가 정해지게 되면 평소에 비해 물이 부족하겠지만, 물이 완전고갈되는 일은 막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가뭄의 정도에 따라서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도 남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전혀 다릅니다.)
이렇게 가격이 낮을 때 특정 상품의 품귀현상이 일어나는 건 소비자 개개인은 시장 전체에서 그 상품의 수요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해진 가격대비 효용을 고려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을 가져다 쓸 수 밖에 없는 거죠. 쌀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별 소비자는 쌀 수요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가 없기 때문에 쌀의 가격대비 효용을 고려해서 자신이 사고 싶은 만큼을 사게 되고, 그렇게 되면 조금 늦게 오는 사람에게는 돌아갈 쌀이 없는 거죠.
갑이 이 문제까지 해결해야겠다고 하면, 쌀값을 낮춘 상태에서 일인당 살 수 있는 쌀의 양을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할당제가 되는 거죠. 그런데 이것도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앞서든 예에서는 중간 상인도 없고, 시장 규모도 작아서 가능할 것도 같아 보이지만, 현실세계에서 이를 적용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거죠.
그래서 정부가 등장합니다.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한가지는 쌀값이 모자란 사람에게 쌀값을 지원해주는 거고, 다른 한가지는 갑이 쌀 생산량을 늘렸을 경우 발생하는 손해분을 메워주고 쌀을 더 생산하게끔 장려하는 겁니다. 이것도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전자의 경우 소위 쌀값이 모자란 사람을 어떻게 찾아서 얼만큼을 지원해주느냐의 문제가 있고, 후자의 경우엔 쌀의 시장 가격과 정부의 목표 가격의 차액을 메워줘야하는데, 대체작물의 등장이나 새로운 품종 개발로 인한 생산량 증가 등의 수많은 변수로 수요-공급이 계속해서 변하는 실제 세상에서 이 가격차를 어떻게 찾느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게다가 어떤 변수를 인위적으로 조정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전부' 예상한다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상찮았던 부작용에 대해 끊임없이 반응해야하는 골치 아픈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겠죠.
사실 이건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명쾌한 해결책은 저도 갖고 있는 게 없습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모든 개인이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의 이윤 추구를 하는 경우를 가상했는데 (쌀 생산자가 갑 한명 뿐임에도 독점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죠) 독과점 상황에서 폭리로 인한 소비자 착취나, 거대자본을 비롯한 다양한 사용자들의 노동자 착취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지금까지 다룬 것들에 비하면 조금 더 이념적이고 정치적인 부분이라 앞으로 틈틈히 이야기를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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