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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1/24 연애 한번 해보세 (5)
이 블로그, 3주가 넘게 버려졌구나. -_-a 주인장이 웬 아가씨한테 홀려(?) 연애 한번 해보겠답시고 맘고생 좀 하느라 ㅡㅠㅡ 이리 됐습니다, 양해해주십쇼. ㅡㅠㅡ 그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나 해드리지요.

10월말의 한 금요일, 오전에 학교 헬쓰장엘 갔는데 전에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대단히 매력적인 아가씨 발견. 엘립티컬 머신에서 운동을 하며 뭔갈 읽고 있는데, 예쁘게 생기기도 했거니와 뭣보다도 세속의 오욕칠정을 다 뛰어넘어 잡념이라고는 없는 듯한 무척이나 건조한 표정에... @.@

수요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그녀가 안 보임, 실망. 근데 주인장이 운동하고 있는 중에 아가씨 등장. 형광펜 들고 뭔가에 줄쳐가며 운동을 시작한 그녀, 주인장이 운동 끝내도록 여전히 운동 중. 주인장, 샤워 끝내고는 혹시나란 생각에 운동실에 다시 올라가 기웃거려봤는데 때마침 운동 끝내고 짐을 챙기고 있는 게 아닌가. 타이밍 잘 맞춰 운동실 문을 향해가서는 문을 잡아줬더니, 아가씨, 주인장을 잠시 쳐다보더니, 쌩긋, 그리고는 '땡큐'. 건조하기만 하던 무표정과 극심한 대비를 이루는 환한 미소에 주인장 또... @.@

다음날 용기를 내서, "Could I convince you to let me buy you a cup of coffee?" 잠시 침묵 후에, "Sure."

그리하야 그녀는 커피 한잔, 나는 차 한잔을 앞에 두고 한시간 반 정도 떠들었나? 온갖 이야기를 다 주고 받는 와중에, 헬쓰장에서 처음 만났다보니 운동/달리기하는 이야기도 나와서 작년에 시카고 마라톤 뛴 이야기, 올봄에 매디슨 하프 마라톤 뛴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그러면서 "I still didn't qualify for any of the advanced starting group"이라고 했더니 쌩긋 웃으며 한마디, "It qualifies to impress me." 그녀는 말도 참 예쁘게 한다. ㅡㅠㅡ

뭐, 여기까지는 다 좋은데, 문제는 이 아가씨가 프린스턴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점. 중간 고사 끝나고 잠시 쉬러 집에 왔던 거다. 이틀 후(토요일)면 프린스턴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던지라 또 만날 기회는 금요일 하루뿐. 그래서 금요일에 시간 있냐고 물었더니 "What do you have in mind?"라고 되묻는다. 점심이나 하자고 떠봤더니, 낮에 어머니랑 영화 보러 갈 생각이었다네. 그러면서 스케줄 확인해보고 이메일 보내겠다며 주인장의 이메일을 받아갔다. 뭐, 여기까진 좋았는데...

그날 저녁 다음날 시간이 안 날 거라는 이메일이 왔는데 분위기가 영 싸한 거다. '아쉽지만 바쁘다'가 아니라 '만날 맘이 없어서 바쁘다고 할란다'는 뉘앙스. 희망이 실망으로... 뭐, 그렇지만 여기서 단념할 수는 없지. 답장을 쓰면서 다음에 집에 올 때를 위해 레인첵을 끊어달라고 했는데, 답이 없는 거다. 실망이 절망으로 변하는 순간. orz 여전히 단념은 금물.

11월 마지막주 목요일은 미국의 추수감사절. 모르긴 몰라도 추수감사절에 맞춰 집에 내려올 거라는 가정하에 추수감사절 전 마지막 일요일 저녁 다시 한번 데이트 신청하는 이메일을 날렸다. '이번에도 답장이 없거나 거절 당하면 여기까지'라는 판단에 자못 비장해져서 길게도 썼다. 나는 감성보다는 이성의 노예-_-이고 싶은데, 왜 연애할라치면 넘쳐나는 감성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쩌자고 이다지도 비장미만 철철 넘치는지 모르겠다, 아아. -_-,,

월요일 아침, 그녀의 답장이 왔다, 추수감사절은 주말에 잠깐 집에 올라왔다 돌아가는 거라 시간이 안 나지만, 겨울방학하고 집에 오거든 만나자고... 절망이 다시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 아, 감정의 롤러코스터, 너무 싫다. ㅡㅠㅡ 어쨌든 12월 중순까지 앞으로 3주, 못 기다릴 이유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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