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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의 MB

일상다반사 2010/05/27 16:23
기사 : “교수 1마리가 1억5천~3억” 자살한 40대 시간강사의 유서

이 기사 하나에 한국 사회의 다양한 층위의 모순들이 담겨 있다. 실업문제, (교수채용, 논문대필 등의) 비리, 한국의 높은 자살률, 국민과 국가의 관계 등등. 뭐, 그런 얘길 다 하려는 건 아니고, 유서를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남겼다는 부분이 흥미(?)로와서... 이는 앞서 말한 한국 사회의 많은 모순들 중 국민과 국가의 관계의 문제인데, 여기에는 국민 삶의 문제를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국가가 해결해야 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전제되어 있다.

한국 사회는 물론 대부분의 현대 사회에서 정치의 핵심은 결국 '국가가 하고 있는 일'과 '국가가 해야 하는 일' 그리고 '국가가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경계를 어디까지로 보느냐다.

소위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의 차이는 진보 진영은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에 다소 무관심하고 '국가가 하고 있는 일'과 '국가가 해야 하는 일' 사이의 간극에 주목한다. 반면 보수 진영은 '국가가 해야 하는 일'보다는 '국가가 할 수 있는 일'과 '국가가 하고 있는 일' 사이의 간극에 주목한다. 결국 양 진영의 잣대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그 잣대의 차이에 주목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극히 미미하다.

한가지만 예를 들자면, 오늘날 정부가 실업난을 해소할 수 있다는 믿음은 조금 허황되다고 생각한다. 산업 구조가 단순할 때는 소비자들의 수요 역시 단순하기 때문에 국가 주도적 계획 경제가 효율성을 가질 수 있고, 바꿔 말하면 정부가 정책적으로 실업률을 억제하는 게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그렇지만 산업 구조가 복잡해지고, 소비자 수요가 다양해지면, 몇몇 개인의 머리를 짜내서 균형 잡힌 경제 체제를 설계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진다.

4사람이 빨간공, 파란공, 노란공, 녹색공 각각 1개씩 총 4개의 공을 하나씩 나눠 가질 수 있는 경우의 수는 12가지지만, 4사람이 색깔이 다른 8개 공을 2개씩 나눠가질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그 2배인 24가지가 아니라 그 210배에 달하는 2520가지(가 맞겠지? -_-a)로 늘어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래서 옛날엔 가능했다거나 다른 누군가는 하고 있다는 주장이 언제나 설득력을 갖는 건 아니다.

아마도 이제는 국가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실업률을 관리하기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세금을 효과적으로 분배함으로써 최저 생계 보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즉, 정규직 확대 같은 고용 안정 위주의 정책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소득 간극을 메우고, 비정규직이 직장을 잃었을 때, 다음 직장을 찾을 때까지 국가가 보조를 해주는 형태의 소득 안정 위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래서 가카를 비롯한 정치인들이 일자리 창출하겠다는 말할 때마다 정신 차리라고 귀싸대기를 날려주고 싶다. ㅡㅠㅡ 응?)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은 "국민의 안전과 생계 보장" 따위의 총론에 입각해서 생각하고, 실제로 사회가 변화에 반응해서 변화하는 "국가가 할 수 있는 일"들 중 이와 호환되는 것들을 골라내서 실천해야 한다는 이야기. 정부는 우리의 바램과는 달리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지니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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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소원이 제가 세가지 소원을 들어드리죠. 단, 평화와 번영은 빼고...


따지고 보면, 이 복잡 다단한 사회 문제에 대해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사람들이 모여 정책을 결정하는 정부 또한 그러지 못하리라 기대하는 게 합리적이다. 물론 아주 특별한 누군가로부터 솔로몬의 지혜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당신이 설계한 시스템이 아주 특별한 누군가가 끊임없이 등장해야만 유지 가능한 시스템이라면, 글쎄, 시스템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고 봐야겠지.

@ 위에 사진, 인터넷에 떠 있는 거 퍼다가 MB 얼굴 갖다 붙인 거라 아마도 저작권 침해일 텐데...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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