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7/21 우리는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2)
  2. 2008/04/15 MB식 선진국 따라잡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금융 위기로 세상이 시끄럽던 시절에 이에 대해 글을 좀 쓰다가 잠수를 탔었는데, 약간 방향을 바꿔 이 이야기를 다시 해볼까 한다.

사람들은 "세상 참 좋아졌다"는 말을 종종 한다. 세상이 정말 살기 좋아졌느냐는 사람들의 가치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대답하기 쉽지 않지만, 세상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와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보릿고개라는 말로 상징되던, 굶는 게 일이라 말 그대로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하던 시절이 불과 50-60년전 일이다. 그에 반해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을 게 없어 고민하지는 않는다. 물론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어서 요샌 더 맛있는 걸 못 먹는다는 사실에 대해 괴로워하고, 그래서 세상이 정말 살기 좋아졌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50년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건 사실이다.

재미있는 건 사람들이 이 풍요에 대해 상당히 이중적인 태도를 갖는다는 거다. 세상이 물질적으로 갈수록 풍요로와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도, 현재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법이 별로 없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수많은 극빈국이 수십년 동안 상당한 해외 원조를 받아왔고, 엄청난 자연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수십년전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품었던 장미빛 예상과는 달리 아직까지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걸 보면 '점점 풍요로와지는 것'이 생각처럼 그렇게 당연한 일만은 아니다.

최근의 경제학은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주어진 틀 안에서 인센티브가 어떻게 형성되고, 그 인센티브에 따른 개개인의 대응, 그리고 그런 개개인의 행동이 통합적으로는 어떤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나는지를 연구하는 포괄적인 개념의 학문으로 발전했지만 좁은 의미에서 경제학은 재화, 용역, 화폐의 분배를 다루던 학문이다. 그런 경제학을 이용해 '세상의 풍요'를 설명하려는 시도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고, 아담 스미스는 아주 노골적으로 자신의 책제목으로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 국부론>이라고 짓기까지 했다.

그래서 이번 경기 침체에 대해, 이번 금융위기나 대공황 같은 구체적인 에피소드보다 보다 일반적이고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경제 발전과 침체의 싸이클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이야기를 조금 볼 생각이다. 물론 전공이 경제학도 아니고, 대학 다닐 때 경제학개론도 한번 들어본 적이 없는지라 완전 아마추어의 제멋대로 경제학에 기반한 설명이니, 나보다 더 모르는 분들은 내 이야기가 다 맞다고 오해하시는 일이 없길 바라고, 나보다 더 잘아는 분들께는 가차없는 태클 부탁드립니다.

자, 오늘은 우선 간단하게 6명의 경제 주체로 구성된 농경사회를 생각해보자. 통화정책과 경제 발전 정도에 따라 이 사회 전체가 공유하고 있는 통화나 재화의 량은 시시각각 변화겠지만 어떤 순간에 이 사회가 가진 부의 총량은 정해져 있다. 매달 갑은 쌀 60kg, 을은 배추 6포기, 병과 정은 계란을 60개씩, 무는 비료를 4포대, 기는 사료를 4포대씩 생산한다고 해보자. 그리고 갑과 을은 각각 10전씩, 나머지 4명은 각각 8전씩을 갖고 있다. 쌀 10kg, 배추 1포기, 계란 10개, 비료나 사료 한포대의 가격이 각각 2전이고, 각 개인은 한달에 쌀 10kg, 배추 1포기, 계란 20개로 굶어죽진 않을 정도로 먹고 살 수 있다. 자, 각 개인의 매달 가계부를 간단하게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그 누구도 다른 어느 거에 돈을 더 쓸 게 없을 정도로 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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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날 병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서 닭장에 지붕을 씌워주면 닭이 알을 두배로 많이 나을 거라는 이야기를 한다. 아침에 일어난 병은 그길로 닭장에 지붕을 씌워줬는데, 정말 똑같이 사료 한포대를 먹였는데 계란을 한달에 120개씩 낳기 시작하는 거다. 자, 병은 그동안 사료값으로 4전을 투자해서 매달 계란 60개를 생산해왔다. 그리고 그중 시장에서 내다판 계란 40개의 가치는 8전어치였다. 이제 계란 120개를 생산하게 됐으니 병이 생산량이 2배로 증가한 건 맞는데, 그 생산량의 화폐가치가 2배로 증가했느냐면 꼭 그렇지는 않다? 응? 왜? 계란 10개가 2전이니까 이제 12전이 아니라 24전어치의 계란을 생산한 거잖아.

문제는 시장에서의 가격은 수요-공급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 갑과 을이 계란을 아무리 좋아해도, 계란에 쓸 수 있는 돈은 각각 4전밖에 없다면, 단순히 병이 계란을 많이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더 많이 살 이유는 없다. 그동안은 계란의 수요와 공급이 평형 상태였는데, 갑자기 계란의 공급 과잉이 나타난다. 이때, 병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가격을 낮춤으로써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거다! 무슨 이야기냐면 그동안 60개의 계란 중 자기가 먹을 거 20개를 빼고 나머지 40개를 8전에 팔았는데, 이제부터 120개중 100개를 16전에 팔기로 한 거다. 병의 계란이 더 싸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와 기도 병에게서 계란을 산다. 그러면 다음달 이들의 가계부는 이렇게 되리라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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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보면 병의 '기술혁신'의 결과 계란의 가격이 내려갔고, 갑, 을, 무, 기는 그로부터 혜택을 봤지만, 정은 엄청난 피해를 봤다. 단순히 피해를 본 게 아니라,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다. 자유주의 시장경제에서 정은 병과의 경쟁에서 패한 댓가를 치루는 것뿐이고,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거의) 없다. 요지는 기술혁신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같은 값으로 더많은 계란을, 극소수의 사람(이 경우에는 한사람)에게는 더 많은 돈을 벌게 해줌으로써 풍요를 안겨줬다면, 또한 극소수의 사람에게는 생존권의 위협이라는 극심한 피해를 줬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끝이 여기가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경제성장은 non-zero sum game이기 때문에 정을 희생시킴으로써만 꼭 다른 사람이 풍요를 누리는 건 아니다. 그 이유 중 한가지는 병에게 그동안의 기준으로 봤을 때 '필요 이상의 돈'이 생겼다는 거고, 돈 자체는 아무리 많아도 그 돈을 통해 교환 가능한 재화나 용역이 없다면 그 가치가 없다. 따라서 병은 매달 자신이 쓰던 8전 이외의 잉여 자금 8전을 어디에 쓸까 고민하게 되고, 정으로써는 자신이 손해를 본 그 8전이 다시 기회가 되는 거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하다가 병에게 제안을 한다. 자신이 일주일에 한번씩 안마를 해줄 테니 매번 2전씩 내라는 거다. 이는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산업의 등장인데, 이런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는 대개 극소수의 부유층만을 위한 luxury good의 형태로 등장한다. 그럴 경우 다음달 각 개인의 가계부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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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실제로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그저 실제 세상은 이보다 훨씬 복잡다단하다는 뜻이 아니라, 기의 경우 다음달부터는 사료 판매값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므로 이에 대한 대비를 하려 할 것이고, 정도 갖고 있던 계란 60개중 자신이 먹을 것 20개 외에는 최대한 많이 떨이로 팔기 위해 가격을 더 낮춤으로써, 병이 벌어들이는 돈이 조금 줄 것이고, 병은 자신이 더 벌어들인 돈으로 쌀이나 배추 등을 더 사려고 해서 이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인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경우 이익을 보는 사람과 손해를 보는 사람이 더욱 다양하게 생겨난다.

평형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혁신으로 인해 평형이 깨질 경우 새로운 평형을 찾아가는 경로는 수없이 많다. 그렇지만 그 평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보통'은 기술혁신을 통한 비용절감은 가격 하락을 유발하며, 이 경우 누군가는 잉여자금을 갖게 된다는 거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자신이 갖고 있는 잉여자금을 소비하거나 투자하기 위한 대상을 물색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가 탄생한다.

그렇게 탄생한 상품은 대부분 초기에는 극소수의 부유층만이 누릴 수 있는 luxury good으로 출발하지만, 이것들 역시 계속되는 기술혁신을 통한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면서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사용하는 제품이 된다. 자동차, 컴퓨터, TV, 핸드폰 등의 변천사(?)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조금 빠를 거다. 처음에는 극도로 비싼 상류 사회의 전유물들이었지만, 생산과정의 자동화 등을 통해 생산비용을 절감하면서 오늘날 거의 누구나 사용하는 제품들이 되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생산로봇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도 있었고, 경쟁사에 밀려 회사가 망하면서 실직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 경우에 이 노동자들을 사회가 어떻게 구제해야 하느냐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이야기하기로 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 오해를 없애기 위해 한번 다시 강조하자면, '경제성장은 non-zero sum game이라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다거나 잠깐 피해를 보더라도 종국엔 그 풍요를 다같이 누리게끔 돼 있다'는 뜻으로 쓴 글이 아니다. 단순히 non-zero sum game을 통해 부가 창출되고 삶이 물질적으로 풍요로와지는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 거고, 실제 세상에서는 앞선 예에서의 정처럼 잽싸게 자신의 손해를 매우지 못한 채 극심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들을 시장의 원리라는 이름으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본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노동시장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면 다시 짚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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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잡겠다고 50개 품목 선정하라고도 하고, 경제 성장률 7% 달성하자고 경기 부양하자고도 하고... 이거 어째 아무것도 못할 거 같다. 경기부양 실컷해서 물가는 올리고, 경제 성장률은 4%대 정도 찍어주는 거 아닌가 몰라. 아무래도 다른 경제지표는 단기간 내에 안 되겠고, 취임 1년내에 물가부터 선진국을 따라잡자는 거 아닐까?

@ MB식 전시행정에 어울리는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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