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 naturally desires, not only to be loved, but to be lovely;
or to be that thing which is the natural and proper object of love.
or to be that thing which is the natural and proper object of love.
- Adam Smith, Theory of Moral Sentiment
작년 10월 23일, 소개팅을 했다. 나는 그녀를 많이 좋아했는데, 그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외모지상주의자인 본인의 맘에 들었을 정도니 그녀는 물론 두말할 것 없이 예뻤다, ㅋㅋㅋ. 게다가 사람을 미워할 줄 모를 것 같은 맑은 성품의 아가씨였다. 지금은 이것 때문에 제일 힘든 것 같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랑 받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단순히 "난 사랑 받고 싶어, 날 사랑해줘!"라며 그 사랑을 갈구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 받을 자격이 있기 때문에 사랑 받기를 원한다. 우리는 상대방이 자신의 사랑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여전히 그 사람을 사랑하기도 하고, 상대가 정말 멋진 사람이란 걸 알면서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데 실패하기도 한다. 사랑 받는 것과 사랑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게 반드시 함께 가지는 않는다는 것, 우린 누구나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때 상처를 받는 건, 단순히 자신이 갈구하는 사랑을 얻지 못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자신이 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나라는 자각이 반드시 따라오기 때문이다. 상처를 입는 과정에서는--사랑 받는 것과 사랑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 별개의 문제라는 인식 하에--그 자각이 정확한 판단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상처를 입는다는 건 어차피 이성적 사리분별의 문제가 아니라 감성의 소모 문제니까... 상대방이 그 누구도 사랑할 줄 모르는 소시오패쓰였다고 할지라도, 자신이 사랑받지 못했을 때, 그 원인이--전적으로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는--자신에게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란 불가능하다.
나는 세상 사람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나, 세상 사람 모두에게서 사랑받는 사람은 단 한명도 알지 못한다. 내가 아는 한, 인류 역사상 그런 사람은 없었다. 그녀 역시 세상 사람 모두를 좋아할 리 없다. 그렇지만 왠지 인간에 대한 애정이 넘칠 것 같은 그녀를 보노라면, 그녀가 세상에서 관심을 보일 수 없는 유일한 인간이 나였던가라는 착각에 빠진다. 내가 정말 그 정도로 특별한 인간일 리는 없다는 걸 알지만, 그걸 알아도 나의 "사랑 받을 자격"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는 걸 막을 수는 없다. 그래서--나의 사랑 받을 자격에 의구심을 품게 되기에--현실은 단 한 사람에게서 외면당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것 같은 기분에 빠진다.
한 평생을 살면서 세상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거, 세상 그 누구와도 등지지 않는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하다. 겨우 30년을 살면서도 적은 만들만큼 만들어봤다. 애초에 그런--그 누구도 적으로 만들지 않겠다는--꿈은 꿔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는 내가 무관심했기에 상대도 무관심했고, 내가 미워했기에 상대도 미워했다. 그 모든 관계들은 상호적이었고, 따라서 정당했다.
내가 진심으로 공을 들인 인간관계가 외면당했다는 느낌이 던져주는 충격은 남달랐다. 나의 최선이니까 상대도 당연히 마음에 들어해야 한다는 발상이 얼마나 오만하고 발칙한지는 안다. 그래서 "남자와 여자"라는 배타적인 인간관계에서는 그녀가 내 최선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도, 내가 그녀를 좋아한만큼 그녀가 날 좋아하지 않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한 여자가 남자에게는 아니더라도,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진심을 알아보고 상대에게 인간적으로 보일 수 있는 호의, 그것만큼은 받길 바랬다. 그런데 그조차도 아니었던 걸까라는 의심이 왔을 때 많이 흔들렸다. 지독하게 흔들렸다. 어쩌면 심성 고운 그녀가 소위 "희망고문"이란 걸 하지 않기 위해 애써 외면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걸 내가 알 길은 이제 없다. (그럼 언젠 있었냐? 응?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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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살 이었는데?
인상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