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번 주말부터는 바쁠 예정이었다. 지난주에 기계공작소에 주문한 부품들이 어제 들어오기로 돼 있어서, 주말동안 실험용 cell 조립하고, 다음주에 실험 가동할 계획이었거덩. 그런데, 기계공이 삽질을 좀 해주셔서 부품들 돌려보내고 월요일까지 새로 가공해다 주기로 하는 바람에 조금은 여유가 생겨서, 물론 다른 할일들도 있지만 휴일 토일 중 오늘 하루는 놀기로 했다, 냐하할. 게다가 목요일에 생활비도 조금 받았겠다, 다음주에 실험 돌입하면 한동안은 실험실/와코시에 묶여 있을 것 같아서(라고 말해놓고도 또 틈만 나면 놀러 다니지 않을까? ^-_-^), 오늘 하루 방탕(?)하게 놀기로...
그래서 오늘도 어김없이 맛기행 코드에 따라, 비싼 돈 주고라도 Napule에 피자 먹으러 가기로 했다. -_-v 그리고 갔다.

시부야에서 북동쪽으로 전철한 정거장 떨어진 오모떼산도역 근처인데, 찾는데 조금 헤맸다. 요새 소위 고급 레스토랑들이 지향하는, 고층 빌딩에 위치한 어둡고 침침한 인테리어의 식당일 거라 생각해서 고층 빌딩 위주로 찾아다니며 두리번 거렸는데 골목 안쪽에 유럽풍의 아담한 건물에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호감도 추가 상승. ㅡㅠㅡ

그런데 가게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우편 혹은 UPS 배달부 아저씨 같은 느낌의 아저씨가 날 추월하며 가게로 들어가더니 갑자기 나한테 뭐라뭐라 하는 거다. 난 그냥 뭐 배달 온 아저씨가 나한테 뭐 물어보는 건가 싶어서 좀 벙찐 상테로 "니혼고가 데끼마쎙"이라고 했더니, 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일본어를 또 하는데 한마디도 못 알아듣겠다. 왜 날 잡고 그러나 싶어 답답한데도, 확실히 날 막아서고 슬슬 가게 밖으로 밀어내면서 계속 뭐라뭐라 하는데 갑자기 '간꼬꾸진' 한단어가 잡힌다. 그래서 웃으며 끄덕끄덕 "와따시와 간꼬꾸진데쓰"라고 했더니, 안색이 팍 굳더니 손에 들고 있던 판대기 하나를 보여주는데, 약도 같은 게 그려져 있다. 물론 아저씨는 계속 일본어를 한다. 이쯤되니, 뭔가를 배달하러 온 아저씨는 아닌 거 같고, 여기 일하는 분 같은데, 더는 손님을 안 받는다는 건가 싶어서 난감하기도 하고... 그러더니 날 잡아 끌다시피 골목길에서 큰 길로 빠져나오더니, 인도를 따라 길게 늘어선 줄을 가리킨다.


그제서야 상황 파악. 손에 보여준 약도쪽에 기다리는 줄이 있으니 거기 가서 줄 서라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뚜시쿵. 아무리 맛있다고는 하지만, 일본 피자집에서 줄을 설 거란 예상은 전혀 못했네. 먹을라고 줄 서는 거에야 전혀 거부감 없으니 그냥 착 가서 섰지, 뭐. 한 30분쯤 기다렸나? 드뎌 가게 입장. 가게에 들어서는데 아까 그 아저씨가 카운터 지키는 점원에게 "%$^& 간꼬꾸진%^$^$"이라고 하자, 이 점원이 날 보더니 "니카이"라며 손가락을 두개 펴서 보여준다. 두명이냐고 묻는 건가 싶어서--참고로 내뒤에 줄서 있던 역시나 혼자 온 외국인도 나랑 같이 입장했다--"히도리"라고 했는데 계속 '니카이'를 반복하다가, 내가 전혀 못 알아먹는 표정을 하자 "second floor." "Ah, I see." 그러고 2층으로... 딱 들어서는데 조금 답답하단 느낌이 들 정도로 테이블이 많았다.

어쨌든 안내를 받아 자릴 잡고 앉아 메뉴를 펼쳤다. 피자 외에도 뭐가 많았지만 다른 건 보지도 않고 피자 메뉴를 살폈다.

일단 1차 후보 5개:

웨이터가 1층에서 피자를 갖고 올라오는데 딱 보는 순간 저게 내꺼구나 싶었다, 흐뭇. 그런데 그 피자가 내 테이블에 올라오는 걸 보는 순간 내 옆에 앉아 있던 중년의 아줌마 세분이 갑자기 수군대면서 일본어로 뭐라 막 하며 키득(?)거리며 웃는데 '히도리'란 단어가 들린다. 뭐, "와 혼자 저걸 시켰나봐? 다 먹을라나?" 그러면서 웃는 듯. 그러더니 내가 피자를 먹으려고 하는데 아줌마 한분이 나한테 오더니 "^$%$% 히도리 $#@%$?"라고... "니혼고가 데끼마쎙." 그러자 일행쪽을 돌아보며 "%$#$^%@^$%$@." "와따시와 간꼬꾸진데쓰네"라고 했더니 "아~, 욘사마!" 그러는 거다. 흠, 배용준이 확실히 일본 아줌마들을 휘어잡긴 휘어잡았나보다, ㅋ. 그래서 웃으며 "하이"라고 하자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더니 곧 세사람이 일어나 나가면서 날 보고 "오이시이 %$##$#@." '맛있게 드세요'쯤 되겠지, 뭐. 암튼 내가 나를 아는데, 사실 난 남는 걸 걱정하진 않았다, 모자랄 걸 걱정했지. ㅡㅠㅡ

역시나 깔끔하게 해치웠다, 냐하하할.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맛있었다. (너무를 몇번을 써야 되나 고민하다가 별 5개의 의미로 5개로 했다. ㅡㅠㅡ) Prosciutto e rucola는 도우에 모짜렐라 치즈만 올려서 익힌 후 그 위에 생루꼴라 한무더기를 얹고, 그걸 커다란 프로슈또 2장으로 덮었다. 째째하게 작은 프로슈또 몇조각 올린 게 아니라, 피자 절반이 다 덮이도록... 그리고 Procida는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생방울 토마토, 들소 모짜렐라 치즈, 바질을 얹은 후 구워냈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얇아 빠진 피자 도우의 쫀득함, 그 쫀득함을 살짝 돋워주는 모짜렐라 치즈의 질감과 있는 듯 없는 듯 적당한 향이, 군데군데 도우가 얇게 부풀어 오른 곳 중 더러는 화덕의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살짝 타게 마련인데, 그 적당히 그슬린 맛과 잘 어우러졌다. 프로슈또 특유의 찝질오묘한 맛에 아삭거리는 신선한 루꼴라의 향이 더해진 것도 좋았고, 독하지 않은 토마토 소스와 바질의 깔끔하게 잘 어울리는 맛도 좋았다.
이쯤에서 나폴리 스타일 피자 예찬. 빵도 두껍고 토핑도 많은 미국식 피자도 좋지만, 사실 나폴리 피자의 단순함에는 미국식 피자가 필적할 수 없는 강력한 매력이 있다. 나폴리 피자의 경우 대부분 아주 얇은 도우에 모짜렐라 치즈가 베이스고 거기에 토핑이 한두가지 정도만 더 올라간다. 그래서 피자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큰 부분은 결국 도우와 치즈, 그리고 불이다. 일반적으로 팬이나 솥, 혹은 가정용 오븐을 이용하는 요리는 온도가 아무리 올라가도 300도를 넘기기 어렵다. 요리할 때 오븐 온도 300도는 커녕 250도 이상에라도 맞춰본 적 있는지 잘들 생각해 보시라.
그런데 제대로된 장작으로 짚히는 피자 화덕은 500도 정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이 이글거리는 불의 원시성과 맞닿아 있는 요리의 꽃이 피자다. 물론 이런 불의 원시성을 이용하는 직화요리는 얼마든지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이런 경우에 이 불로는 이 불만큼이나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고깃덩이를 익힌다. 그런데 종이처럼 얇게 편 밀가루 반죽과 발효품인 치즈라니... 밀가루 반죽과 치즈는 굉장히 단순한 조합이지만, 그 단순한 조합을 이 원시적인 불로 완벽하게 요리해내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잘 만든 나폴리 피자는 정녕 the art form of a firework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거다. ㅠ.ㅜ



그래서, 자그마치 37000원짜리 피자를 앉은 자리에서 낼름 다 먹어치웠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전혀 아깝지 않을 뿐더러, 귀국하기 전에 꼭 또 한번 (이상) 들리리라!


@ 오늘 같은 날은 Aigre Douce에 들러서 Cassoulet도 하나 먹어줘야 깔끔하지. 그래서? 물론 먹고 왔다, ㅋㅋㅋ.
@@ Napule와 Aigre Douce 사이에 시부야도 조금 돌아다녔는데, 그 이야긴 다음에... (할 이야기가 어째 자꾸 밀린다. -_-,, 아키하바라, 게이오 대학, 시부야... 요렇겐가? 아, 이케부쿠로에서 술가게 찾아간 이야기도 아직 안 했군. 그리고 블로그에 맛집이라고 소개해놓는 사람들은 많은데 찾아가는 방법은 보통들 잘 안 해놓더군. 한국에서야 가게 이름과 동네만 알아도 정보를 찾을 수 있지만, 외국, 특히 구글의 위력이 덜한 비영어권 외국은 가게 이름과 동네만 알고 찾아가긴 꽤나 어렵다고... 그래서 내가 일본서 다닌 음식점들의 주소 및 지도상의 위치, 그리고 간단한 평가도 한꺼번에 묶어서 정리할 계획.)
그래서 오늘도 어김없이 맛기행 코드에 따라, 비싼 돈 주고라도 Napule에 피자 먹으러 가기로 했다. -_-v 그리고 갔다.

Napule 도착 인증샷!
시부야에서 북동쪽으로 전철한 정거장 떨어진 오모떼산도역 근처인데, 찾는데 조금 헤맸다. 요새 소위 고급 레스토랑들이 지향하는, 고층 빌딩에 위치한 어둡고 침침한 인테리어의 식당일 거라 생각해서 고층 빌딩 위주로 찾아다니며 두리번 거렸는데 골목 안쪽에 유럽풍의 아담한 건물에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호감도 추가 상승. ㅡㅠㅡ

이것이 Napule. 모자쓴 아저씨가 줄 관리하는 아저씨, 완전 UPS 배달부 필 아닌가? 오른 겨드랑이에 끼고 있는 저 판대기를 내밀면서 "여기에 수취인 서명하세요"까지, 딱인데...
그런데 가게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우편 혹은 UPS 배달부 아저씨 같은 느낌의 아저씨가 날 추월하며 가게로 들어가더니 갑자기 나한테 뭐라뭐라 하는 거다. 난 그냥 뭐 배달 온 아저씨가 나한테 뭐 물어보는 건가 싶어서 좀 벙찐 상테로 "니혼고가 데끼마쎙"이라고 했더니, 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일본어를 또 하는데 한마디도 못 알아듣겠다. 왜 날 잡고 그러나 싶어 답답한데도, 확실히 날 막아서고 슬슬 가게 밖으로 밀어내면서 계속 뭐라뭐라 하는데 갑자기 '간꼬꾸진' 한단어가 잡힌다. 그래서 웃으며 끄덕끄덕 "와따시와 간꼬꾸진데쓰"라고 했더니, 안색이 팍 굳더니 손에 들고 있던 판대기 하나를 보여주는데, 약도 같은 게 그려져 있다. 물론 아저씨는 계속 일본어를 한다. 이쯤되니, 뭔가를 배달하러 온 아저씨는 아닌 거 같고, 여기 일하는 분 같은데, 더는 손님을 안 받는다는 건가 싶어서 난감하기도 하고... 그러더니 날 잡아 끌다시피 골목길에서 큰 길로 빠져나오더니, 인도를 따라 길게 늘어선 줄을 가리킨다.

Napule에서 피자를 먹기 위해 줄 선 사람들. 줄 서서 기다리다 한 컷. 줄 맨앞에서 오른쪽으로 나있는 골목길로 접어들면 골목길 안쪽에 가게가 있다.

큰길 인도에 Napule(나푸레) 갈 사람은 여기에 줄 서라며 이렇게 표시를 해놓았더군.
그제서야 상황 파악. 손에 보여준 약도쪽에 기다리는 줄이 있으니 거기 가서 줄 서라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뚜시쿵. 아무리 맛있다고는 하지만, 일본 피자집에서 줄을 설 거란 예상은 전혀 못했네. 먹을라고 줄 서는 거에야 전혀 거부감 없으니 그냥 착 가서 섰지, 뭐. 한 30분쯤 기다렸나? 드뎌 가게 입장. 가게에 들어서는데 아까 그 아저씨가 카운터 지키는 점원에게 "%$^& 간꼬꾸진%^$^$"이라고 하자, 이 점원이 날 보더니 "니카이"라며 손가락을 두개 펴서 보여준다. 두명이냐고 묻는 건가 싶어서--참고로 내뒤에 줄서 있던 역시나 혼자 온 외국인도 나랑 같이 입장했다--"히도리"라고 했는데 계속 '니카이'를 반복하다가, 내가 전혀 못 알아먹는 표정을 하자 "second floor." "Ah, I see." 그러고 2층으로... 딱 들어서는데 조금 답답하단 느낌이 들 정도로 테이블이 많았다.

구석쪽에 안내받은 자리에서 찍은 식당 내부의 풍경. 조금 빡빡하다.
어쨌든 안내를 받아 자릴 잡고 앉아 메뉴를 펼쳤다. 피자 외에도 뭐가 많았지만 다른 건 보지도 않고 피자 메뉴를 살폈다.

메뉴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
일단 1차 후보 5개:
- 가장 기본적인 나폴리 피자 구성이랄 수 있는 토마토 소스, 모짜렐라, 바질을 토핑으로 한 Margherita.
- Margherita랑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토마토 소스, 들소(buffalo)젖으로 만든 모짜렐라, 생(말리지 않은) 토마토, 바질을 올린 Procida
- 모짜렐라, 프로슈또, 루꼴라의 Prosciutto e rucola
- 네가지 치즈, 모짜렐라, 고르곤졸라, 탈레지, 파르마잔가 들어간 4 Formaggi
-
토마토 소스, 모짜렐라, 볼로냐 소세지, 포르치니 버섯으로 구성된 Boleti.

우왕ㅋ굳ㅋ. 모자라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나 다 먹고 나니 조금 더 먹고 싶었다. 아니, 조금이 아니라 한판 통째로라도 더 먹을 수 있었을 거다.
웨이터가 1층에서 피자를 갖고 올라오는데 딱 보는 순간 저게 내꺼구나 싶었다, 흐뭇. 그런데 그 피자가 내 테이블에 올라오는 걸 보는 순간 내 옆에 앉아 있던 중년의 아줌마 세분이 갑자기 수군대면서 일본어로 뭐라 막 하며 키득(?)거리며 웃는데 '히도리'란 단어가 들린다. 뭐, "와 혼자 저걸 시켰나봐? 다 먹을라나?" 그러면서 웃는 듯. 그러더니 내가 피자를 먹으려고 하는데 아줌마 한분이 나한테 오더니 "^$%$% 히도리 $#@%$?"라고... "니혼고가 데끼마쎙." 그러자 일행쪽을 돌아보며 "%$#$^%@^$%$@." "와따시와 간꼬꾸진데쓰네"라고 했더니 "아~, 욘사마!" 그러는 거다. 흠, 배용준이 확실히 일본 아줌마들을 휘어잡긴 휘어잡았나보다, ㅋ. 그래서 웃으며 "하이"라고 하자 자리로 돌아갔다. 그러더니 곧 세사람이 일어나 나가면서 날 보고 "오이시이 %$##$#@." '맛있게 드세요'쯤 되겠지, 뭐. 암튼 내가 나를 아는데, 사실 난 남는 걸 걱정하진 않았다, 모자랄 걸 걱정했지. ㅡㅠㅡ

가볍게 해치워줬다. -_-v 사진으로 봐선 크기가 감이 안 올 수 있으니 비교용으로 왼쪽 하단에는 100엔짜리 동전도 하나. 사실 루꼴라랑 푸로슈또 때문에 뻥하고 부풀어 있어서 그렇지 별로 안 크다. ㅡㅠㅡ
역시나 깔끔하게 해치웠다, 냐하하할.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맛있었다. (너무를 몇번을 써야 되나 고민하다가 별 5개의 의미로 5개로 했다. ㅡㅠㅡ) Prosciutto e rucola는 도우에 모짜렐라 치즈만 올려서 익힌 후 그 위에 생루꼴라 한무더기를 얹고, 그걸 커다란 프로슈또 2장으로 덮었다. 째째하게 작은 프로슈또 몇조각 올린 게 아니라, 피자 절반이 다 덮이도록... 그리고 Procida는 토마토 소스를 바르고 생방울 토마토, 들소 모짜렐라 치즈, 바질을 얹은 후 구워냈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얇아 빠진 피자 도우의 쫀득함, 그 쫀득함을 살짝 돋워주는 모짜렐라 치즈의 질감과 있는 듯 없는 듯 적당한 향이, 군데군데 도우가 얇게 부풀어 오른 곳 중 더러는 화덕의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살짝 타게 마련인데, 그 적당히 그슬린 맛과 잘 어우러졌다. 프로슈또 특유의 찝질오묘한 맛에 아삭거리는 신선한 루꼴라의 향이 더해진 것도 좋았고, 독하지 않은 토마토 소스와 바질의 깔끔하게 잘 어울리는 맛도 좋았다.
이쯤에서 나폴리 스타일 피자 예찬. 빵도 두껍고 토핑도 많은 미국식 피자도 좋지만, 사실 나폴리 피자의 단순함에는 미국식 피자가 필적할 수 없는 강력한 매력이 있다. 나폴리 피자의 경우 대부분 아주 얇은 도우에 모짜렐라 치즈가 베이스고 거기에 토핑이 한두가지 정도만 더 올라간다. 그래서 피자의 맛을 결정하는 가장 큰 부분은 결국 도우와 치즈, 그리고 불이다. 일반적으로 팬이나 솥, 혹은 가정용 오븐을 이용하는 요리는 온도가 아무리 올라가도 300도를 넘기기 어렵다. 요리할 때 오븐 온도 300도는 커녕 250도 이상에라도 맞춰본 적 있는지 잘들 생각해 보시라.
참고로 또 잠깐만 곁가지로 빠지자면,
그런데 제대로된 장작으로 짚히는 피자 화덕은 500도 정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이 이글거리는 불의 원시성과 맞닿아 있는 요리의 꽃이 피자다. 물론 이런 불의 원시성을 이용하는 직화요리는 얼마든지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이런 경우에 이 불로는 이 불만큼이나 원시적이고 원초적인 고깃덩이를 익힌다. 그런데 종이처럼 얇게 편 밀가루 반죽과 발효품인 치즈라니... 밀가루 반죽과 치즈는 굉장히 단순한 조합이지만, 그 단순한 조합을 이 원시적인 불로 완벽하게 요리해내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잘 만든 나폴리 피자는 정녕 the art form of a firework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거다. ㅠ.ㅜ

카운터 뒤로 보이는 불가마.

유리 때문에 촛점은 잘 안 맞는데, 어쨌든 불가마 안에서 이글거리는 장작불. 맛있는 피자의 생명이다.

사진 찍는 본인의 모습이 보이는구만.
그래서, 자그마치 37000원짜리 피자를 앉은 자리에서 낼름 다 먹어치웠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 전혀 아깝지 않을 뿐더러, 귀국하기 전에 꼭 또 한번 (이상) 들리리라!

내가 가게를 나온 게 2시 반. 점심 영업은 세시까지만이라서 손님은 더 안 받고 있었다. 점심 끝물 피자를 열심히 굽고 있는 요리사들.

위 사진 창문 왼쪽 구석에 붙어 있는 가게 주인장 솜씨 자랑.
@ 오늘 같은 날은 Aigre Douce에 들러서 Cassoulet도 하나 먹어줘야 깔끔하지. 그래서? 물론 먹고 왔다, ㅋㅋㅋ.
@@ Napule와 Aigre Douce 사이에 시부야도 조금 돌아다녔는데, 그 이야긴 다음에... (할 이야기가 어째 자꾸 밀린다. -_-,, 아키하바라, 게이오 대학, 시부야... 요렇겐가? 아, 이케부쿠로에서 술가게 찾아간 이야기도 아직 안 했군. 그리고 블로그에 맛집이라고 소개해놓는 사람들은 많은데 찾아가는 방법은 보통들 잘 안 해놓더군. 한국에서야 가게 이름과 동네만 알아도 정보를 찾을 수 있지만, 외국, 특히 구글의 위력이 덜한 비영어권 외국은 가게 이름과 동네만 알고 찾아가긴 꽤나 어렵다고... 그래서 내가 일본서 다닌 음식점들의 주소 및 지도상의 위치, 그리고 간단한 평가도 한꺼번에 묶어서 정리할 계획.)
자, 끝내기 전에 퀴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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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집 주인이 축구선수였다.
2. 이 집에서 먹은 유명한 축구선수가 맛에 반해 자기 옷을 기증했다.
안타깝게도 둘다 아닙니다. 그나저나 호응이 너무 없는데요. OTL 이럴 줄 알고, 상품까지 걸었는데... 소용없군니오, 긁적. -_-a
오 밑엣분 상품 포기하신대. 그럼 나 1등 댓글 기념으로 그 선물 주면 안될까? ㅋㅋㅋ
그럴까요? (원래는 그냥 제가 여기서 맛있는 거 더 사먹을 생각였는데... ㅋㅋㅋ) 근데 어떻게 전달해드리죠? 귀국 후에 울누나 통해서 드리는 게 제일 쉬울까요?
오우 진짜야? 이런 고마울데가! *덥썩*
나카무라 슌스케랑 관계가 있음?
일본, 축구선수, 10번, 이탈리아 등의 정보로 유추했음..
- 곁가지에 첨언하면: 일반적으로는 어떤 경우든 인간의 멍청함을 간과하지 않는 편이 유익하고, 사실 어느 분야에서건 흔히 'idiot-proof'라 불리는 온갖 방어적 테크닉들이 산처럼 쌓여있는 이유가 다 있는 법이지. 정상적으로 요리만 하면 물론 300도를 넘길 일이 없겠지만, 이를테면 팬을 예열하시겠다고 가스불 위에 올려둔 후 즐겁게 TV 드라마를 시청하시다 그대로 까먹어버리는 상황이 분명 발생하거든. :)
- 나폴리, 축구, 10번, 구질구질.. 마라도나?
정답! 저지 좌측 하단의 사진도 마라도나 사진. 클럽의 세리에 우승을 두차례나 이끈 마라도나는 나폴리에서 신입죠. (나폴리는 마라도나 전에도, 후에도 우승해본 적이 없습니다.) 상품은 어떻게 전달해드리면 될까요?
ㄳㄳ~ 쿠키에 흥미가 없는 편은 아니지만 전달 과정이 대략 귀찮을 것 같아서, 상품에 관한 권리는 공식적으로 포기하겠네. 주위 분들에게 드릴 여행 선물로 쓰셈 ㅋㅋ
오오.. 활성화된 블로그..
뭐, 먹을 걸 걸고, 엎드려 절 좀 받았더니... ㅋㅋㅋ